지난 19일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내셔널팀 리그 경기, 미국 컴벌랜드 대표팀은 시카고 대표팀에게 7-8로 졌다. 미국 외 다른 나라 가운데 1위한 팀과 펼칠 결승전 진출이 좌절됐다. 컴벌랜드의 데이브 벨리슬리 감독은 더그아웃 앞 그라운드에 꼬마 선수들을 모았다. 눈시울이 붉은 채 둥글게 모여 앉은 선수들 앞에 벨리슬리 감독도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고개 들자, 얘들아. 고개 들어. 내가 너희들 눈을 볼 수 있게 말야. 지금까지 우리가 해 온 시즌, 우리가 치른 이번 대회에서 너희들의 노력은 절대 실망할 일이 아니다. 우린 정말 믿을 수 없는 여행을 치렀단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싸웠다. 저 스코어를 봐라. 7-8이다. 안타수 10-12다. 우린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싸웠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그게 바로 우리들이다. 자, 울지마라 얘들아. 내가, 코칭스태프가, 그리고 너희들이 가지고 돌아갈 게 있다. 그건, 어떤 팀도 만들어내지 못한 거야. 바로 자부심이다. 자부심. 여러분들이 남은 인생 내내 가져갈 자부심이다. 집으로 돌아가면 컴벌랜드 전체가 들썩일거야. 온 주가, 온 나라가 다 들썩일거야. 왜 그런지 알아? 너희들은 전사였기 때문이야. 모두가 너희같은 진정한 스포츠맨을 좋아하기 때문이지. 만약 누군가 우리 컴벌랜드 선수들처럼 플레이하면 그 팀은 분명 세계 최고의 팀일거야. 생각해봐, 세계 최고라고. 자, 다들 이리 모여보자. 한 번 안아보자. 함께 모여서 우리 서로 안아주자”
소년들은 감독 주위로 모여서 함께 부둥켜 안았다. 그리고 훌쩍이기 시작했다.
“우리 이제 부모님께로 돌아가자. 부모님들이 분명 축하해 주실거야. 그리고 너희들을 사랑한다. 나한테 이렇게 멋진, 최고의 순간을 선물해준 너희들을 사랑한다. 난 오랫동안, 정말 오랫동안 코치 생활을 해 왔지만 이런 순간이 없었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거야.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 멋진 여름의 소년들. 우리 이제 한 번 같이 외치자. 위 아 아메리칸. 자 하나 둘 셋, 위 아 아메리칸.”
벨리슬리 감독이 선수들을 모아놓고 한 말은 ESPN을 통해 중계됐고 미국인들의 마음을 울렸다. 국제리틀리그 스티븐 키너 회장은 “리틀야구에서 감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장면”이라며 “리틀 야구의 진짜 가치를 베리슬리 감독이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