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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인종차별 당했다…전 감독이 “찢어진 눈을 가진 자들” 비하 메시지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 카디프시티 소속으로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축구대표팀으로 활약한 김보경(25)이 카디프시티 전 감독에게 인종 차별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등 영국 일간지들은 21일 “말키 매케이 전 카디프시티 감독(42·스코틀랜드)과 팀 채용 책임자였던 이언 무디가 성차별, 인종차별적, 동성애 혐오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됐고 잉글랜드 축구협회(FA)도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카디프시티 구단주 빈센트 탄이 최근 FA에 제출한 서면 증거에는 김보경에 대한 매케이 감독의 발언도 포함됐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김보경이 카디프시티로 이적한 2012년 7월 매케이 전 감독이 무디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에서 김보경을 “망할 ‘찢어진 눈을 가진 자들’(chinkys·아시아인을 비하해 부르는 말)”이라며 “카디프에 떠돌아다니는 개는 이미 충분하다”고 비하했다. 김보경을 주전으로 기용해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이뤄낸 맥케이 전 감독이 한 발언으로는 믿기 힘들 정도로 충격적이다.

데일리메일은 또 맥케이 감독은 무디 단장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한 흑인 선수에 대해 “경력이 별로다. 그는 나이지리아 출신”이라고 적었고 동성애자로 알려진 한 프랑스 선수에 대해서는 “게이와 뱀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메시지에서는 한 남성 에이전트에 대해 “유대인처럼 돈만 안다”고 말했고 여성 에이전트를 향해서는 “당신은 분명히 그의 가슴 위에서 펄쩍펄쩍 뛰고 싶어할 것”이라는 성차별적 농담까지 했다. 카디프시티 측은 FA에 문자 메시지 7000 개, 이메일 10만 건을 증거물로 제출했다. 세계화를 통해 프리미어리그를 글로벌 히트상품으로 만든 FA는 리그 존재 기반을 뒤흔드는 인종차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다뤄왔다. 맥케이 감독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매케이 감독은 말레이시아 출신인 탄 구단주와 불화설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12월 경질됐다. 무디는 매케이 감독보다 2개월 앞서 팀을 떠났다. 매케이 감독은 최근 크리스털 팰리스 신임 사령탑으로 거론됐다가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감독직을 맡지 못하게 됐다. 매케이 감독은 부당해고라며 탄 구단주에게 소송을 걸었다가 5월 탄 구단주에게 돌연 사과하며 소송을 취하한 바 있다. 김보경은 이달 초 챔피언십 개막 후 아직 경기에 뛰지 못했고 최근에는 셀틱(스코틀랜드) 이적설도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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