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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아홉수 소년’ 예능 출신 제작진의 드라마 도전, ‘응답하라’ 시리즈 명성 이을까

케이블채널 tvN의 <응답하라> 시리즈는 2012년 1997년, 지난해 1994년을 소재로 청춘들의 성장담을 유쾌하면서도 사실적으로 다뤄 방송가의 큰 화제가 됐다. 단연 그 중심에는 예능프로그램 연출자와 작가 출신 제작진이 있었다. 이들은 드라마 안에 다지선다형 보기를 놓고 시청자들이 배우자를 찾는 과정을 함께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예능적 작법을 썼다. 게다가 당대에 대한 섬세한 고증, 집단 창작대본을 통해 시청자와의 폭넓은 소통 또한 드라마 인기를 이끌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성공에 자극받은 tvN이 또 한 팀의 예능프로그램 출신 제작진을 출범했다. 주인공은 KBS에서 <스펀지> <해피선데이-1박2일>을 연출하고 CJ에 입사해 <세 얼간이> <더 로맨틱> 등을 연출한 유학찬PD와 <우리 결혼했어요 4> 등을 쓴 박유미 작가 조합이다. 이들은 tvN의 새 금토극 <아홉수 소년>에서 뭉쳐 또 한 번 예능 출신 드라마 창작집단의 가능성을 시험한다.

tvN 새 금토극 ‘아홉수 소년’ 연출자 유학찬PD가 25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tvN

25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공개된 드라마의 면모는 다분히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상하게 했다. 드라마는 9세, 19세, 29세, 39세로 구성된 한 가족인 남자들이 저마다의 사연으로 ‘아홉수’를 겪는다는 내용이다. 일단 우리나라에서만 찾을 수 있는 ‘아홉수’를 따지는 문화에 착안했고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집단 주인공 체제를 택했다. 게다가 제작진은 주연들 네 커플 가운데 한 커플만 사랑에 성공한다는 전제를 둬 시청자로 하여금 사랑에 성공하는 커플을 추리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tvN 새 금토극 ‘아홉수 소년’ 출연배우 경수진과 김영광이 25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tvN

유학찬PD는 이 자리에서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PD 역시 ‘사람들이 <응답하라> 시리즈와 이 드라마를 연결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줬다. 드라마를 너무나 좋아하는 PD가 만드는 작품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예능이나 드라마나 큰 작법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vN 새 금토극 ‘아홉수 소년’ 출연배우 유다인과 오정세가 25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tvN

유PD는 9세부터 39세의 주인공을 설정한 이유에 대해 “아홉수는 재앙이나 미신이 아니라 한 세대의 고민을 반영하는 나이라고 생각했다. 19세가 되면 대학진학을 준비하면서 진로를 결정하고, 29세의 경우에는 남자 직장 3년차의 나이로 일에 대한 고민이 든다”며 “39세의 경우에는 결혼을 못했다면 나름 고민이 있을 것이고, 지금 하는 일 때문에 자신을 잃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이 사랑 문제를 통해 가슴앓이를 하면서 고민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답했다.

tvN 새 금토극 ‘아홉수 소년’ 출연배우 박초롱과 육성재가 25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tvN

그는 예능 출신 연출의 장점으로 “다섯 명의 작가가 고민을 해 대본을 쓰고, 이들이 평상시에 인터넷을 많이 찾으면서 일상의 이야기를 캐릭터에 녹인다. 때문에 캐릭터들이 처음 구상했던 부분과 다르게 다채로워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드라마를 ‘인디음악 주크박스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 트랙리스트처럼 제목을 구성해서 음악을 들으며 주인공의 생각을 시청자가 짐작할 수 있는 장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tvN 새 금토극 ‘아홉수 소년’ 출연배우 오정세(왼쪽부터), 유다인, 육성재, 박초롱, 이채미, 최로운, 경수진, 김영광이 25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tvN

그는 “예능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재미있다고 느꼈던 많은 장치를 프로그램 안에 녹여넣었다”며 “배우들 역시 유명세보다는 순수하게 제작진의 감과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을 갖고 선택했다”고 밝혔다.

극중 잘 나가는 음악방송 PD로 첫 사랑이 싱글맘이 돼 나타난 모습을 보는 구광수 역의 오정세는 “딱히 예능프로그램 출신 연출자라 다른 점이 있지 않다”며 “연기를 배우에게 많이 맡기는 편인데 또 활발한 소통을 통해 연출자의 의견을 내는 모습에서는 신뢰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극의 주인공 격인 ‘아홉수 소년’들로는 9세 아역배우 강동구 역에 아역배우 최로운, 19세 열혈 유도선수 강민구 역에 아이돌그룹 비투비 육성재, 29세 여행사 직원 강진구 역에 김영광이 캐스팅됐다. 그의 상대역들로는 각각 이채미, 아이돌그룹 에이핑크의 박초롱, 배우 경수진, 유다인이 캐스팅됐다.

유학찬PD 역시 CJ 이적 이후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나영석, 신원호PD와 마찬가지로 KBS에서 옮겨온 연출자다. 그가 신원호PD의 앞선 도전과 마찬가지로 대중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그 해답은 오는 29일 오후 8시40분 첫 방송부터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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