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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의 남다른 각오 "쉽게는 안 끝납니다"

KIA 김병현(35)은 8월 들어 좀처럼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8월 10일 롯데전 선발등판이 마지막 등판이었다. 잦은 비로 인해 경기가 우천취소되는 상황이 많아지면서 자꾸 등판이 연기되고 있다. 선동열 KIA 감독도 “김병현 등판이 계속 밀려서 불펜으로라도 한 번 등판시켜야 할 것 같다”고 했을 정도다.

선발투수는 등판 예정일에 맞춰 컨디션을 서서히 끌어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꾸 등판이 미뤄지면 컨디션 조절은 물론이고 감을 유지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김병현은 그런 것까지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다.

KIA 김병현이 목동구장에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목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김병현은 27일 목동구장에서 “(얼마나 쉬었는지) 계산은 안 해봤다”며 “의미부여를 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힘든 부분은 있지만 크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이날 불펜 대기를 했다. 김병현은 “저번에도 불펜에서 대기를 했는데 상황이 안 돼서 나가지 못했다”며 “오늘도 불펜에서 대기한다. 감독님께서 지시를 하면 뭐든지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현은 지난 4월 넥센에서 KIA로 트레이드됐다. 자신의 고향팀인 KIA로 가는 것이었기에 김병현 입장에서도 나쁘지는 않은 트레이드였다. KIA 이적 후 고전을 면치 못했던 김병현은 그러나 7월 들어 조금씩 살아나면서 KIA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김병현이 넥센에 있을 때와 달라진 부분은 무엇일까.

김병현은 “넥센에 있을 때는 주문을 하면 그것부터 받아들였다. 가령 주자가 나가면 견제를 빠르게 해야 한다는 주문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정작 내 것이 안되면서 다른 것들도 다 안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KIA에 와서는 달랐다고 했다. 김병현은 “여기서는 주자가 뛰든 말든 신경쓰지 말고 우선 내 공부터 찾으라고 했다. 그렇게 해주니 편한 부분이 있었던게 사실이다”고 했다. 이어 “특히 퀵모션이 빨라졌다. 저번에 이강철 코치님도 ‘너 퀵모션이 왜 이렇게 빨라졌냐’고 물었다”며 웃었다.

KIA는 현재 4위 자리를 놓고 많은 팀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팀의 고참으로써 김병현이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자기 할 것만 해라’다. 김병현은 “다른데 신경쓰지 말고 자기거만 잘하면 된다. 괜히 인터넷 댓글 같은 것에 신경을 쓰면 더 어수선해지고 동요한다”고 조언했다.

김병현은 향후 4위 싸움을 묻는 질문에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후회는 안 남기려 한다”며 “이대로 쉽게는 안 끝날 것이다. 어디 하나는 반드시 넘어뜨릴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김병현 뿐만이 아니라 요즘 KIA 선수들의 마음가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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