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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훈이 살렸다…서울 승부차기로 ACL 4강행

지난해 한을 풀 기회를 맞았다. 프로축구 FC서울이 골키퍼 유상훈의 선방쇼에 힘입어 포항 스틸러스를 승부차기로 꺾고 아시아 정상 재도전에 성큼 다가섰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2014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서 120분 연장 혈전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지난 20일 원정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던 서울은 이로써 1·2차전 합계 0-0을 기록했으나 ‘11m의 전쟁’에서 승리해 4강해 티켓을 거머쥐었다.

FC서울 유상훈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포항 스틸러스와의 8강 2차전 경기에서 승부차기에서 3개를 막고 환호하고 있다. 2014.08.27 /상암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또 서울은 4강에 올라 12만 달러(약 1억2000만원)의 상금을 확보했다. 결승에 오른다면 상금은 75만달러(약 7억 5000만원), 우승한다면 150만달러(약 15억원)까지 늘어난다. 우승팀에 주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권도 빼놓을 수 없는 혜택이다.

서울은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4강에 올랐다. 지난해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결승전에서 두 번 모두 비기고도 ‘원정골 우선 원칙’에 밀려 고배를 마셨기에 재차 결승에 올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갈망이 가득하다.

반면 포항은 8강에서 탈락해 황선홍 감독 부임 이후 첫 ACL 우승이라는 목표를 잃었다.

이날 포항과 서울은 ‘한 골 승부’라는 경기 전 예상대로 신중한 접전을 벌였다.

서울이 전매 특허인 스리백으로 촘촘한 수비망을 구성했다면 포항은 거칠면서도 실리적인 축구로 중원 장악에 초점을 맞췄다. 이 때문에 두 팀 모두 세트 피스를 제외하면 마땅히 득점에 가까운 찬스를 잡지 못하는 공방전을 벌였고, 경기는 전·후반 90분을 넘어 연장까지 120분간 1골도 나오지 않으며 승부차기로 운명을 가렸다.

승부차기는 서울 골키퍼인 유상훈의 독무대였다. 올 시즌 김용대의 부상으로 주전 수문장을 꿰찬 유상훈은 포항의 1·2·3번째 키커인 황지수·김재성·박희철의 슛을 모두 막아내면서 승리의 영웅이 됐다. 선방쇼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활약이었다. 최용수 감독 뿐 아니라 적장인 포항 황선홍 감독도 “세 번 모두 막는 건 처음 봤다”며 감탄했다. 서울은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4번째 키커인 몰리나가 마침표를 찍으며 승리의 마지막 조각을 채웠다.

서울은 다음달 17일 같은 장소에서 4강 1차전을 치른다. 2차전은 2주 뒤인 10월1일 열린다. 최용수 감독은 “아시아 정상 등극의 한을 풀고자 하는 강한 열망이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지난해 5월 28일부터 내 머릿속의 목표는 단 한 가지였다. 4강을 넘어 결승에서 다시 한 번 우리가 아시아 최고의 팀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는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웨스턴 시드니(호주)를 2-1로 제압했으나 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해 1승1패(2득2실)로 시드니와 동률을 이룬 광저우는 결국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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