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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김용대·일취월장 유상훈…특급GK 양손에 쥔 최용수

FC서울 유상훈 | 사진 = 스포츠경향D/B

골문만 봐도 미소가 절로 흐른다. 특급 수문장을 양 손에 쥔 FC서울 최용수 감독(41) 얘기다. 최 감독은 지난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14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 출전 명단에 신예 골키퍼 유상훈(25)의 이름을 올렸다. 경험과 노련미를 갖춘 주전 골키퍼 김용대(35)가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유상훈을 벤치에 앉혀두기에는 최근 활약상이 너무 빛났기 때문이다.

유상훈은 2011년 입단 이후 줄곧 기회를 기다렸던 선수다. 지난해까지는 프로 출전 기록이 4경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전남 원정에서 김용대가 다친 뒤 8경기에 내리 출전하면서 갈고 닦았던 기량을 입증했다. 8경기에서 고작 4골을 내줘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험이 부족해 큰 무대에 약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포항과의 FA컵 16강전에서 선방쇼를 펼치며 날려버렸다. 최 감독이 아시아로 가는 길목에서도 고민 끝에 유상훈을 신뢰한 배경이다.

최 감독은 포항과의 ACL 8강 2차전을 앞두고 골키퍼 선택을 두고 밤잠을 설쳤다. 김용대의 기량을 의심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큰 무대에서 주전인 그의 자존심을 지켜줄 필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유상훈을 선택한 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김용대를 만나 “상대 전력에 맞춰 상훈이에게 맡겼으니 이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다행히 최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유상훈은 연장까지 120분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승부차기에서도 포항의 1·2·3번 키커인 황지수·김재성·박희철의 슈팅을 모두 막아내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최 감독은 둘의 주전 경쟁을 원점에서 새로 시작할 심산이다. 선후배간인 두 골키퍼의 경쟁 구도를 유도해 서울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싶어서다. 최 감독은 “용대는 상훈이를 보면서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이고, 상훈이는 용대를 보면서 기량을 더욱 키울 것”이라며 “골키퍼만 따지면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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