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다큐 3일’의 반전… 한화, 뜨거운 8월 희망을 쏘다

한화 선수단은 지난 28일까지 사흘 동안 몇 대의 카메라와 함께 다녔다.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다큐 3일’ 촬영팀과 함께 했다.

지난 25일 오후 4시부터 28일 오후 4시까지 72시간 동안 한화 선수단의 훈련과 경기, 팬들의 모습, 대전구장 등 한화의 다양한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한화가 선택된 이유는 한 가지다. 올 시즌 역시 최하위인데 인기와 화제 면에서는 상위 팀 못지 않기 때문이다. ‘부처’라고 불릴 정도로 인내심을 발휘하며 지고 있어도 최하위 팀을 응원하는 한화 팬들, 그 팬들을 향한 구단과 선수단의 소통이 한화가 선택된 이유였다.

그런데 한화는 이 다큐멘터리를 찍는 동안 모두 이겼다. 25일 KIA전부터 26·27일 NC 2연전을 모두 이겨 3연승을 달렸다. 팀이 졌어도 응원가 ‘나는 행복합니다’를 외치며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대전구장 팬들의 모습은 한화가 연승을 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프로그램에 소개되지 못하게 됐다.

다큐멘터리 주인공으로 선정될 만큼 최하위답지 않은 스토리로 사랑받는 한화는 최근 분명히 달라졌다.

한화 이글스 제공

8월 들어 28일까지 11승7패를 거두며 승률 6할1푼1리로 넥센(12승7패)-삼성(10승6패)에 이어 월간 승률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월간 팀 방어율은 4.32로 3위, 팀 타율도 3할3리로 3위다. 7회까지 앞섰을 때는 9경기 중 8번을 지켜냈고, 7회까지 뒤지고 있던 경기도 7번 중 2번을 뒤집었다. 필승 계투조는 경기 후반 승리를 잘 지켜냈고 타선은 끝까지 승부를 뒤집는 뒷심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선발진이 살아나며 완벽하게 연승했다. 외국인 투수 앨버스는 완봉승을 했고, 타투스코도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여줬다. 올해 에이스 역할을 하는 이태양도 27일 호투해 3연승을 달성했다.

성적이 좋아지면서 자연스레 선수들에게 자신감도 붙었다.

올 시즌 FA로 한화에 합류한 정근우는 “이제 이기는 것이 뭔지 아는 것 같다. 야구를 알고 경기하는 기분”이라며 “시즌 초반에는 경기장에 나올 때도 분위기상 힘들었는데 이제는 모두가 팀에 애착을 갖고 경기하고 있다. 한화에 와서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은 요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반기에는 승률 4할도 채우지 못하고 4위권에 10경기 이상 뒤졌던 한화는 28일 현재 43승1무60패로 승률 4할1푼7리를 기록하고 있다. 4위 LG와는 5.5경기 차다.

늦게 시동 걸렸으니 무리한 욕심보다 당장 탈꼴찌를 목표로 하고 있다. 7위 SK와 2.5경기 차, 8위 KIA와는 1.5경기 차밖에 나지 않아 목표는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화 선수들은 “내년에는 시즌 초반부터 이런 분위기로 경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보다 궁극적인 이 목표가 한화 팬들에게 가장 큰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