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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일 마이너 선발등판…볼티모어, 윤석민 버린 것 아니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해졌다. 윤석민(28·볼티모어)의 메이저리거 꿈을 좌우할 진짜 무대가 시작된다.

윤석민이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볼티모어 구단은 이날 윤석민과 내야수 코드 펠프스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해 ‘양도선수지명’ 조치했다.

윤석민은 지난 2월 3년간 557만5000달러를 보장받고 계약했다. 계약금 67만5000달러에 올해 보장 연봉은 75만달러고, 내년 연봉은 175만달러, 2016년은 240만달러를 받도록 계약했다. 올시즌을 제외한 나머지 2년 동안은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주어졌다.

하지만 계약 자체가 늦어져 겨울 훈련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한 윤석민은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서 개막을 맞았고 17차례 선발등판을 포함해 22경기에 나서 3승8패 방어율 5.56을 기록했다. 어깨와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과정에서는 구단이 작은 부상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가 전해졌다. 부상 복귀 뒤 선발이 아닌 중간투수로 등판해온 윤석민은 9월 엔트리 확장을 앞두고 빅리그 승격을 기대해봤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할 때 윤석민의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이번 조치는 윤석민에게 새로운 출발을 뜻한다. 윤석민은 9월1일 더럼불스(탬파베이 산하)와 경기에 선발등판한다. 31일 나란히 40인 로스터 제외 소식을 통보받은 내야수 코드 펠프스는 짐을 싸 구단을 나갔지만, 윤석민은 선발 등판을 준비하며 선수단 원정길에 함께 올랐다. 방출할 선수를 로스터 제외 다음날 선발 등판 시킬 이유는 없다. 40인 로스터 제외와 함께 선발로 돌아갔다. 내년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석민은 부상 복귀 이후 5경기에서 모두 중간 투수로 등판한 뒤 지난 27일 샬럿 나이츠(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전에서야 선발로 나섰다.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현재 볼티모어는 78승56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에 있다. 지구 우승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위 뉴욕 양키스에 8경기 차 앞서 있어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다.

팀 방어율 3.56으로 잘 던지고 있는 마운드에서 크리스 틸만(11승)-첸웨인(13승)-버드 노리스(11승) 등이 선발진을 탄탄히 지키고 있다. 미겔 곤살레스, 우발도 히메네스, 케빈 가우스먼 등도 선발진에 버티고 있어 아직 빅리그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윤석민이 들어갈 여지가 없는 상태다.

윤석민이 지난 2월 계약한 3년 계약은 유효하다. 단, 올해는 마이너리그에 잔류한 채 시즌을 끝내게 됐다. 그 사이 다른 팀이 윤석민을 원해 트레이드 혹은 방출 뒤 이적으로 팀을 옮기는 변수도 생길 수는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2년간 메이저리그 계약이 보장된 윤석민이 볼티모어를 떠날 이유는 없다.

■양도선수 지명(Designated For Assignment)=메이저리그에서 ‘보유선수’라고 할 수 있는 ‘40인 로스터’에서 특정 선수를 빼기 위한 장치다. 구단은 양도선수로 지명한 선수에 대해 ①10일 안에 다시 40인 로스터에 포함시키거나 ②해당 선수를 트레이드하거나 ③방출하거나 ④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 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때는 해당 선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동의를 얻지 못하면 40인 로스터에 남겨두거나 FA로 방출해야 한다. 마이너리그에 내려가더라도 해당 선수가 구단과 맺은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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