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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이 보약’ 류현진, 더 강해져 돌아왔다

부상. 치명적인 수준이 아니라면, 때로는 반가운 손님이기도 하다. 잠시 쉬어가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류현진(27·LA 다저스)은 올 시즌 두 차례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지난 4월28일 홈 콜로라전 이후 왼쪽 어깨 염증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지난달 14일 애틀랜타전에서는 오른쪽 엉덩이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한 뒤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다시 올랐다.

류현진은 1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원정 샌디에이고전에 18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섰다.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낚아내며 4안타 무사사구 1실점. 만점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류현진은 힘이 넘쳤다. 2-1로 리드하던 7회 1사 뒤 라이머 리리아노를 상대로 이날 경기의 81구째를 던지며 93마일(약 150㎞)짜리 직구를 가볍게 꽂아 넣을 정도로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꾸준히 던졌다. 7이닝을 던지며 총 투구수 84개 중 스트라이크가 57개에 이를 만큼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낯선 부상으로 3차례쯤 선발 등판을 거르며 개점휴업을 한 셈이지만, 피칭의 주동력이 되는 어깨와 팔꿈치 피로를 덜어내는 데는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일단 구위로 건강 상태를 증명했다.

손혁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처음 다친 곳이라서 어떨까 싶었는데 아주 가볍게 던지면서도 구속이 95마일까지 나왔고, 볼끝도 좋았다. 부상 걱정은 전혀 안해도 될 것 같다”며 “아프지 않으면 얼마든지 자신있게 던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쉬면 쉴수록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은 올해 나흘을 쉬고 등판한11차례 경기에서 5승4패, 방어율 3.86을 기록했고 닷새를 쉬고 나온 경기에서는 4승2패, 방어율 4.05를 올렸다. 엿새 이상을 쉬고 마운드에 오르는 경기에서는 ‘슈퍼 에이스’로 손색 없는 실력 발휘를 했다. 5차례 등판에서 5전 전승을 거두며 방어율 1.15를 기록했다. 39이닝 동안 25안타만을 내주며 5실점만 하는 깔끔한 피칭을 했다.

류현진은 올해 처음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페이스가 무척 좋았다. 부상 여파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없지 않았으나 더욱 더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류현진은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24일만인 5월22일 뉴욕 메츠전에 복귀 등판해 6이닝 9안타 2실점한 것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승리를 꿰차더니 6월과 7월 두달 동안에는 3승씩을 보태는 안정적인 레이스를 했다.

류현진은 이번에도 몇 차례 등판을 거르며 승수 추가의 기회를 잃었다. 하지만 보강된 체력을 근간으로 얻은 것이 더 많아 보이기도 한다. 개구리처럼 잠시 움츠렸다 멀리 뛰는 것 같기도 하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와 벌이는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순위싸움과 지난해 못이룬 월드시리즈 꿈. 어쩌면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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