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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정장’ 김신욱 “실패를 통해 배운다”

태극전사들의 금빛 각오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의 참담한 실패로 침체된 한국 축구에 새로운 희망을 안기겠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쳤다. 이광종 감독부터 막내 이종호(22·전남)까지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28년 만의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가슴에 새기며 힘찬 출발에 나섰다.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1일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훈련장에 들어서는 태극전사들의 각오는 예사롭지 않았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고참’ 김신욱(26·울산)은 후배들이 캐주얼 복장으로 입소한 것과 달리 월드컵 때처럼 정장을 입고 훈련장에 들어섰다. 그는 “대표팀 선배이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면서 “팀을 위하는 마음가짐으로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김신욱이 1일 오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A조에서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라오스를 상대로 16강 진출을 노린다. 대표팀은 오는 14일 오후 5시 인천문학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고 17일 오후 8시 안산 와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겨 사우디아라비아와 2차전을 치른다. 이어 마지막 3차전은 21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라오스와 맞붙게 된다. 2014.09.01 /파주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브라질월드컵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친 공격수 김신욱은 손흥민(22·레버쿠젠)이 빠진 이번 대표팀 공격의 핵으로 꼽힌다. 대표팀 입소부터 단단히 마음을 먹은 것은 물론이고 과거의 실패까지 미리 분석하는 철저함도 보였다. 김신욱은 입소하기 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팀 경기를 봤다고 말했다. 홈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김신욱은 “부산 아시안게임 경기를 봤더니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조급함이 보였다. 우리는 김승규(24·울산)라는 최고의 골키퍼가 있다. 승부차기까지 가도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공백에 대해서도 “나머지 선수들이 제 몫을 해낼 것”이라고 했다.

이종호는 “한국 축구가 위기와 침체에 빠졌다고 하는데 이번 대표팀은 준비를 철저히 해서 한국 축구가 아직 살아 있음을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성(22·전북)은 아시안게임에서 실패했던 팀 선배 이동국(35)으로부터 들은 조언을 되새겼다. 그는 “동국이 형이 아시안게임에 두 번 나갔는데 정말 쉽지 않은 대회라고 얘기했다. 더 철저히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막내로 나선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는 태국에 덜미를 잡혀 8강에서 탈락했고, 2002년 부산에서는 준결승에서 이란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포항의 골잡이 김승대(22)는 “전반기 때 내 플레이에 만족하기도 했는데 후반기에는 잘 풀리지 않았다”면서 “팀에서 하지 못한 것까지 집중해서 아시안게임 때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에이스의 상징인 10번을 달게 된 김승대는 “초·중학교 때 이후 처음으로 10번을 다는 것 같다”며 “기대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선장 이광종 감독 역시 마음을 다잡았다. 이 감독은 “우리는 아시아에서 상위권이다. 그 위상과 선수 수준에 걸맞게 목표는 우승”이라면서 “준비만 잘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태극호 선장과 선원은 모두 가슴 속에 품은 금메달 각오를 새롭게 다지며 출발대에 섰다. 한국은 오는 14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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