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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 오연서 “아직은 밝은 캐릭터 좋아…시청률 40% 넘기고 싶다” [인터뷰]

1990년대 ‘드라마 왕국’으로 각광받던 MBC였지만 2000년대 이후 시청률 성적은 두 가지 양상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사극을 비롯한 미니시리즈는 작품에 따라 큰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주말극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경쟁사인 KBS의 주말극이 황금기를 맞았기 때문이었다. 2000년대 말 이 격차는 더욱 벌어져 KBS에서는 시청률 40%를 넘은 드라마를 종종 발견할 수 있었지만 MBC 주말극에 드리워진 그늘은 짙어졌다.

하지만 모처럼 MBC 주말극이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주인공은 현재 방송 중인 주말극 <왔다! 장보리>다. 이 드라마는 지난 주 방송된 시청률이 또 다시 최고기록을 경신해 어느새 30% 중반대로 올라왔다. 앞으로 8회가 남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40% 시청률도 노려볼 수 있다. 주인공이 출생의 비밀로 신분이 바뀌고 갖은 고초를 겪는 내용으로 전개되지만 드라마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밝고 유쾌한 주인공 장보리의 존재였다. 배우 오연서(27)는 두 번째 주말극 배역인 장보리를 국민적 인기 캐릭터로 키워냈다. 촬영에 한창인 오연서를 만났다.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에서 주인공 장보리 역을 연기 중인 배우 오연서. 사진 웰메이드이엔티

“얼마 전 시청률 30% 공약을 지키려고 서울 명동에 나갔어요. 그 전에는 촬영장에만 있으니까 열기를 잘 몰랐죠. 정말 많은 분들이 보리를 사랑해주고 계신다는 사실을 느꼈어요.”

현재 <왔다! 장보리>는 악녀 연민정(이유리)의 계략에 속았던 극중 주요인물들이 그의 악행을 깨닫고 보리의 진심에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 보리 또한 자신의 딸이나 다름없는 비단(김지영)을 빼돌리려는 연민정의 술수에 분노해 복수를 선언했다. 극중 인물들의 갈등이 깊을수록 시청률 곡선은 상승일로를 걷고 있다.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에서 주인공 장보리 역을 연기 중인 배우 오연서. 사진 웰메이드이엔티

“한 시간 내내 슬프거나, 한 시간 내내 악행이 이어진다면 분명 시청자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왔다! 장보리>는 중간중간 감정이 심하게 쌓일 때마다 코믹한 요소로 이를 풀어줘요. 거기다 모녀의 정이 주로 다뤄지니까 보편적으로 공감을 받는 것 같아요. 극 초반 캐릭터에 대한 감을 못 잡고 있을 때 김순옥 작가가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하셨는데 이제 그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아요.”

경남 창녕 출신인 그가 전남 장흥 출신의 보리를 연기하는 것도 어려움이 따랐다. 경상도 사투리와는 체계가 다른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일은 오연서에게는 외국어를 새로 배우는 일이었다. 그는 배역을 맡고 하루 3~4시간을 사투리 연습에 매달렸다. 물론 완성도가 높게 평가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 장보리 역 오연서 극중 연기장면. 사진 MBC

“처음에는 말이 어색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엄청 많이 했어요. 사실 작가도 처음에 조금만 쓸 것이라고 말해주셨거든요. 하지만 길게 가네요.(웃음) 요즘은 전라도 사투리가 나름 몸에 익어서 표준어 연기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2003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에서 주인공 옥림(고아라)의 언니로 이름을 알렸던 그는 2012년 KBS2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주인공 차윤희(김남주)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얄미운 시누이 방말숙 역을 연기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왔다! 장보리>의 성공까지, 그는 주로 주말극에서 밝고 에너지가 있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차분한 캐릭터를 연기한 <메디컬탑팀>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에서 주인공 장보리 역을 연기 중인 배우 오연서. 사진 웰메이드이엔티

“제 장점은 밝고 힘이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캐릭터를 더 해보고 싶어요. 아직 다양한 연기를 보여드리지 못했죠. 배우는 단계고요. 시청자들이 어떤 연기를 좋아해주시는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밝은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는 8회가 남은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도 짚었다. 연민정의 몰락과정 그리고 비단이의 향방 그리고 재화(김지훈)의 집에서 보리가 겪을 시집살이 등이 그려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 주인공 장보리 역을 연기 중인 오연서의 극중 연기 장면. 사진 MBC

“비단이는 제가 키우고 싶어요.(웃음) 6년을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데요. 시청률 그래프를 보니 일요일마다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더라고요. 더 많은 사랑을 받아서 시청률 40%를 넘겼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어요. 이번 주에 중요한 장면이 나오니까 꼭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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