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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출신 블라체 뛴다면…남자농구, 필리핀 경계령

필리핀이 2014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에서 잇따라 세계 강호들과 대등한 플레이를 펼치며 인천 아시안게임 경계 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필리핀은 2일 스페인 세비야의 산파블로 경기장에서 열린 B조 3차전에서 FIBA랭킹 3위의 강호 아르헨티나와 경기 종료 직전까지 접전을 벌이다 81-85로 졌다. 필리핀은 이번 대회에서 3패를 당했지만 매 경기 강호들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FIBA 랭킹 34위인 필리핀은 1차전에서 크로아티아(16위)와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3점 차로 졌고 이번 대회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인 그리스(5위)와의 2차전에서도 70-82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농구 인기가 대단한 필리핀은 올해 미국에서 귀화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안드레이 블라체(28·2m11)가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세계 무대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블라체는 이번 월드컵 3경기에서 평균 21점, 13.7리바운드로 맹활약중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 자격 논란이 있지만, 블라체가 출전한다면 필리핀은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규정에는 귀화 선수에 대해 ‘해당 국가에서 3년 이상 거주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필리핀농구협회는 “이 규정은 다른 나라에서 국가대표로 뛰었던 선수에 적용되는 내용”이라며 “블라체는 FIBA 월드컵에도 필리핀 국가대표로 출전한 만큼 아시안게임 출전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필리핀 빈센트 레이예스가 2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농구월드컵 B조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세비야 / AFP 연합뉴스

대한농구협회는 블라체의 출전 자격 요건에 대해 면밀히 따지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를 통해 OCA에 수차례 항의 문서를 전달해 최종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문성은 대한농구협회 사무국장은 “이미 여러 차례 항의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선수 등록을 담당하는 문호성 부장은 스포츠경향과의 통화에서 “각국의 귀화선수 중 자격요건이 되지 않는 선수에 대해 3차례나 OCA에 질의하고 항의했다”면서 “OCA 실무진과의 미팅에서 이미 블라체가 선발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블라체가 엔트리에서 제외된다면 한국 농구는 한시름 덜게 되겠지만 그를 제외해도 필리핀의 전력은 만만치 않다. 여기에 아시아 최강 중국이 버티고 있고, 이란도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다. 한국 농구가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결국 대표팀의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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