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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을 향해 쏟아지는 심상찮은 응원과 지지, 그 의미는?

처음 알려졌던 것은 지금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애초에는 배우 김부선(53)이 이웃을 폭행했다는 식의 이야기였다.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한 아파트 주민인 A씨(50)는 관리사무소에서 열린 반상회 도중 김부선이 자신의 얼굴을 세 차례, 정강이를 한 차례 때렸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 같은 보도는 삽시간에 퍼져나가며 김부선은 곧장 ‘폭행범’이 되어갔다. 누군가에 의해 공개된 CCTV에는 김부선이 온통 행패를 부리는 내용으로 가득찼다. 처신이 곱지 못했던 여배우에 대한 비난이 날아들 만했다.

하지만 사정은 수일 내에 크게 돌변한다.

김부선이 띄운 각종 글과 2년여간 홀로 벌여왔던 싸움이 외부로 서서히 알려지면서다.

김부선은 1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사 하나를 링크했다. 이 기사에는 아파트 난방비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접하고 2년 째 문제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굽히지 않는 김모씨(가명)가 등장한다. 김부선과 나이가 똑같은 기사 속 김모씨는, 난방비가 0원인 세대가 100세대 이상인 점에 대해 수차례 문제를 제기하다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서울시에 진정을 냈다. 이를 토대로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감사에 나서 536가구의 난방비를 전수 조사해 난방량이 ‘0원’으로 측정된 건수가 300건, 9만원 이하인 건수 2398건을 적발해냈다. 해당 구청은 “아파트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회의 측에 적절히 해명하지 않으면 고발 등 후속 조치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부선은 기사를 링크한 뒤 “이 것이 사건의 본질이고 우리 아파트의 실태”라면서 “이걸 고발했다고 저 X들을 한다”고 썼다.

김부선은 화가 단단히 난 듯했다. 김부선이 설명하는 그 날의 자초지종은 피해자 A씨의 주장과 상반됐다.

“전 부녀회장 OOO씨가 먼저 폭언과 폭행을 했습니다. 협박과 허위사실 유포, 게다가 명예훼손까지 했고요. 저도 진단서 나왔습니다. 증인들도 넘칩니다.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찼다고요? 이거 왜들 이러세요. 녹취 다 있습니다.”

이 날 자리는 ‘주민대토론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행사였다. 김부선은 ‘행복한 OOO를 만들기 위해 당면 과제를 함께 토론합시다’라고 쓰인 공고문을 아파트 곳곳에 붙여 이날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한다. 김부선은 당시 풍경을 두고 “주민들끼리 토론회를 하는 자리에서 난방 비리를 언급하려하자 해당 사람들 일부가 난입해 회의를 막았고 폭언과 폭행을 먼저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김부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그 사이의 일도 하나씩 열거해나갔다.

“우리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지난 17년간 난방비 한 푼도 안내고 도열했습니다. 거기엔 동대표들도 있고, 아파트 선관위원장도 있습니다. 또한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저명한 인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처벌받거나 토해내지 않습니다. 구역질 납니다.”

“이렇게 난방비 안 낸 이웃들이 저를 집단폭행했다”던 김부선은 내친 김에 상처난 몸 사진과 각종 난방비 서류 사진 10여점을 함께 게재했다. 서류에는 수상한 세대별 난방비의 내역이 촘촘히 적혀 있었다.

김부선은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거친 표현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무뿌리 먹는 X 따로 있고, 인삼 뿌리 먹는 X 따로 있다더니 에효, 2년간 아파트 비리 혼자 다 밝히고 전 부녀회장에게 매맞고, 자칫 폭력범으로 몰려 피박쓰고 신문나게 생겼다. 에구 내 팔자야”라고 썼다. 딸이자 배우인 이미소에게도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부선은 “다른 건 다 괜찮은데 미소에게 좀 미안하고 X팔린다”면서 “난방비리 잡아냈다고 엄마 대단하다고 한 게 어제였는데 졸지에 폭력범으로 변신했다”고 덧붙였다.

김부선의 글이 공개되면서 인터넷 분위기는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온통 그에게 응원을 보내는 목소리로 넘쳐나고 있다. 대부분의 기사에는 김부선의 싸움을 지지한다는 댓글이 나붙었다. 김부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명확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한다는 글도 쇄도했다.

“김부선을 지지한다” “김부선 화이팅” “김부선 게이트 열리나요” “비위를 싹 처벌하라”….

주민으로 보이는 한 네티즌의 경우 “고생인 걸 알지만 별 도움이 되지 못할 듯해서 입다물고 있었다”며 “벌어진 싸움 이기도록 하시라. 싸우는 동안 제가 밥을 사겠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로 이사 좀 와달라”고 말하는 진풍경도 있었다. 모두가 김부선의 싸움을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하면서, 자신들의 아파트 관리비에 대해서도 함께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15일 오후 현재 김부선의 페이스북에는 ‘좋아요’ 표시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 비슷한 처지를 경험했다는 이들의 지원과 도움의 손길 역시 속속 이어지고 있다. 김부선은 이에 대해 “감사하다”고 썼다.

한편 서울 성동경찰서는 조만간 피고소인인 김부선을 부른 뒤 폭행 혐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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