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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반의 솔로 가수 윤도현이 돌아오다, 서정의 노래를 듣는다…

가수 윤도현(40)은 “긴장을 해서인지 어젯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윽고 목청을 한번 가다듬더니 선 고운 노래를 잔잔히 불러나갔다. 그의 목소리와 노래는 가을과 많이 닮았다.

윤도현이 솔로 가수로 돌아왔다. 밴드 ‘YB’(구 윤도현밴드) 활동에 매진하던 윤도현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예스24 무브홀에서 쇼케이스를 겸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그간 준비해온 솔로 음반 수록곡을 차분히 풀어놨다.

이번 그의 솔로 음반 <노래하는 윤도현>은 지난 2009년 <하모니>라는 솔로 미니 음반 이후 5년만에 나오는 것이다.

윤도현의 출발은 애초부터 ‘솔로 가수’였다. 서정성 강한 ‘너를 보내고’와 ‘가을 우체국앞에서’ ‘사랑투’ ‘타잔’ ‘큰 별은 없어’ 등 내로라 한 히트곡이 바로 1995년 윤도현의 솔로 1집에 수록돼 있다. 이후 그는 윤도현밴드에서 로커로 거듭났고, 팀은 다시 YB로 이름을 바꿔왔다.

이선명 인턴 기자

사라지는 듯했던 윤도현의 솔로 음반은 데뷔 10주년을 즈음한 2005년 다시 재개됐다. 당시 냈던 ‘사랑했나봐’가 다시 큰 히트를 기록하며 솔로 가수의 면모를 새삼 자랑했다. 다시 긴 시간이 흘렀다.

모처럼 낸 그의 새로운 솔로 음반 제목 ‘노래하는 윤도현’은 그가 데뷔 이래 줄곧 써온 사인 문구로 유명하다.

“1995년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고 나오다가 처음 사인 요청을 받았는데, 딱히 써드릴 게 없어 고민하다가 떠올린 게 ‘노래하는 윤도현’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니 저를 이처럼 잘 표현하는 문구도 없는 것 같더라고요.”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앨범에는 모두 5개의 노래가 수록됐다. 역시 ‘솔로 윤도현’을 구분짓는 ‘서정성’이 앨범 전반에 가득하다. 윤도현의 음악적 태생의 기반이었던 ‘포크’ 장르가 트랙을 관통하고 있다.

“제 안에는 YB의 모습도 있겠지만, 그 밖의 감정과 또 다른 저도 있을 수가 있죠. 중간중간 감수성 높은 포크 음악을 써왔고, 이걸 밴드 음반에는 발표할 수 없었기에 이렇게 한데 모아 지금 소개하는 것이고요.”

그는 “YB의 음악이 공연 현장에서 함께 즐기는 것이라면, 솔로곡은 차분히 듣기에 좋은 곡일 것”이라고 구분했다.

음반은 ‘더블 타이틀곡 방식’(두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미는 것)으로 제작됐다. 타이틀곡은 ‘우리 사랑했던 시간만큼’과 ‘빗소리’다. 두 노래에는 모두 가슴 끝을 스며드는 가을 감성이 배어 있다. 또 다른 수록곡이자 편한 힙합 리듬이 들어간 ‘요즘 내 모습’은 래퍼 타블로와 가수 케이윌이 피처링을 도와 흥미를 일으킨다.

수록곡 중 ‘가을 우체국 앞에서’는 그의 솔로 데뷔 앨범에 들었다가 19년여만에 새롭게 녹음된 노래다. 수많은 솔로 명곡을 두고 이 노래를 택한 것은 각별했던 감회 탓이라고 한다. 그는 “이번에도 노래를 부르면서 코끝이 시큰해지는 걸 느꼈다”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큰 힘을 가진 미묘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또 “가을마다 이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지금의 감성과 목소리를 담은 노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이날 간담회는 동료이자 자신이 운영하는 기획사 ‘디컴퍼니’의 전속 방송인인 김제동이 사회를 봤다. 윤도현은 CEO로서의 소회를 묻자 “이 사람(김제동)도, 가수 김C도 자신 만의 세계를 가진 사람이라 모두 힘들다”며 투정했다. 김제동은 이런 윤도현에게 “회사에 있는 자신의 방을 꾸미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지 않냐”고 받아쳤다. 두 사람은 수시로 농을 걸며 옥신각신했다.

윤도현은 오는 10월2일~19일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장기 소극장 공연을 준비 중이다. 방송활동은 최대한 자제한 채 공연에 집중할 계획이다.

“소극장 학전은 매우 남다른 곳입니다. 20여년 전 여기서 열렸던 뮤지컬을 통해 처음 무대에 섰죠. 또 제게 아버님 같은 김민기씨가 운영하는 곳이고, 김광석 형의 공연도 여기서 봤고, 게스트도 서봤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무대이기에 꼭 여기서 공연을 하고자 했습니다.”

솔로로 왕성히 오갈 윤도현은 연말께 다시 밴드인 YB의 일원으로 돌아가 미뤄왔던 미국 음반 활동을 도모한다. 유명 밴드 건스앤로지스의 매니저어 매니지먼트 계약을 해 화제를 모았던 YB는 이를 토대로 내년 2월 정식 영어 데뷔 앨범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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