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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 내려진 ‘대만 경계령’…“WBC보다 좋아졌다”

인천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에 ‘대만 경계령’이 내려졌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대표팀은 대만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봤다.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대만은 한국과 함께 조별리그 B조에 속해 있다. 오는 24일 한국은 대만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일단 조별리그에서 대만을 이겨야 B조 1위로 준결승에 올라 수월하게 금메달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 류중일 감독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대만 영상을 보고 전체적인 그림을 봤다”며 “특히 선발 투수와 중간·마무리 투수를 보고 나왔다”고 했다. 류 감독은 “대만 투수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보다 더 좋은 것 같다”면서 “대부분 미국에 한 번씩 나갔던 선수들이다. 유망주들이니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타자들도 대만의 마운드가 많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손아섭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서 긴장했다”고 했다. 엄살이 아니었다. 지나가던 강정호가 손아섭의 말을 듣고 “영상을 보고 나더니 (손아섭이) 말이 없어지더라”는 농담을 던지고 갔을 정도다.

손아섭은 “투수들이 치기 쉬운 투수들이 없었다. 특히 선발 투수 2명과 마무리 투수가 좋은 공을 가지고 있었다”며 “150㎞대의 공을 던지는 데다가 컨트롤까지 되서 쉽지 않을 것 같다. 대부분 주무기가 직구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평소 초구부터 거침없이 치는 손아섭은 대만 영상을 보고 스타일을 조금 바꾸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손아섭은 “공격적으로 가기보다는 출루에 집중하겠다”며 “공을 많이 보고 투수가 공을 많이 던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투수들이 바라본 대만 타자들도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였다.

양현종은 “(손)아섭이 같은 타자들이 많더라. 힘이 있는 데다가 컨택능력이 좋다”며 “달리기도 빠른 것 같고 쉽게 상대할만한 팀은 아니다”라고 했다.

체구보다는 기술이 많이 늘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양현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보다 체구는 작아졌는데 능력이 더 좋아졌다”고 했다. 이어 “나이가 다들 어리던데 그러면 겁 없이 부딪힐 것이다.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것 같다”고 했다.

최근 귀국한 윤석민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는 양현종은 “대만 3번타자로 나오는 선수가 볼티모어 소속이라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야구는 전력이 약하다고 해도 모르는 것”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대만을 향한 경계심은 대표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표팀 최기문 배터리코치는 “원래 전력 분석 영상은 잘하는 모습만 들어있는 것 아닌가”라며 “영상을 통해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대만전에서 승리한다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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