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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0회 금자탑 쌓은 슈퍼주니어, 숫자로 본 기록, 그리고 멤버들의 감회

2008년 2월22일이었다.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첫 투어 ‘슈퍼쇼’를 올릴 때만 해도 이 투어가 K팝의 대표 브랜드 공연물로 우뚝 서게 될 지 몰랐다고 한다. 이후로 6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룹 슈퍼주니어가 K팝 계의 새로운 기록을 터뜨렸다. 21일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슈퍼쇼6’를 개최하며 누적 공연 100회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국내 K팝 그룹이 월드투어 누적 공연 횟수를 100회 이상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외에서 이들 앞에 수식해온 ‘한류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무색치 않은 결과다.

슈퍼주니어의 공연 ‘슈퍼쇼’ 무대는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세계 각 대륙 주요 도시에서 화려하게 열려왔다. 그러면서 다양한 ‘최초’의 기록과 에피소드도 연이어 빚어졌다.

21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슈퍼주니어는 “팬들 덕분”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거듭했다. 이날 기자회견 장에는 중국, 일본, 홍콩, 대만, 케냐, 카자흐스탄, 에티오피아, 몽고, 라오스, 미얀마 등 각국의 취재진이 참석해 관심을 드러냈다.

■ 숫자로 본 슈퍼주니어 슈퍼쇼

슈퍼쇼는 2008년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시작돼 3번의 시즌 동안(슈퍼쇼1~3) 아시아 각지에서 소개된 뒤, 2011년부터는 월드투어(슈퍼쇼4 이후)로 규모가 한층 격상됐다. 지난 19일 서울에서 개막한 투어는 시즌6에 해당하는 ‘슈퍼쇼6’다.

슈퍼주니어가 세계 각국에서 공연하기 위해 비행한 거리는 지금까지 모두 41만5832㎞에 이른다. 지구 한 바퀴를 4만㎞로 놓고 본다면 지금까지 멤버들은 지구 10바퀴 반 가량을 비행편을 이용해 각 국을 옮겨다녔다.

지금까지 공연한 곳은 한국 서울을 비롯해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상하이, 태국 방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멕시코 멕시코시티, 칠레 산티아고 등 세계 26개 도시에 이른다. 회당 평균 관객수는 1만 여명이다.

누적 관객은 지금까지 138만명으로 집계됐다. K팝 가수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7월 싱가포르에서 누적 100만 관객 동원을 기록했고, 현재 매 공연마다 새로운 기록을 경신해나가고 있기도 하다.

이들이 각국에서 써내려온 ‘최초’의 기록은 부지기수다. 2012년 프랑스 파리에서 국내 그룹 최초로 프랑스에서 단독 공연을 열었다. 2011년 싱가포르와 대만 타이페이 공연, 2012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공연도 모두 해당 국가에서 개최된 해외 가수 중 ‘최다’ 관객 동원을 기록했다.

슈퍼주니어는 2013년 남미 각국의 요청에 힘입어 브라질 상파울루, 페루 리마, 칠레 산티아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멕시코 멕시코시티 등 현지 중남미 투어를 벌여 현지 팬들의 뜨거운 호응과 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을 얻기도 했다. 일부 유럽과 남미, 아랍 국가에서는 ‘자국에서도 공연을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서명운동과 플래시몹 시위가 열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 우리가 슈퍼주니어다!

21일 기자회견에서 만난 슈퍼주니어는 화려한 기록을 자축하며 시종 밝은 미소를 머금었다.

멤버 려욱은 “처음 공연한 그 때가 생생하다”며 “저희 만큼이나 팬들도 많이 떨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또 “팬 여러분들도 저희와 함께 이 기록(100회)까지 오느라 수고 많으셨다”고 고개 숙였다.

그 사이 멤버들의 각오는 단단했다. 멤버 성민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라고 생각하고 각국 무대에 오르내렸다”고 남달랐던 각오를 소개했다.

흥미로운 일도 많았다. 멤버 이특은 “말레이시아 공연에서는 심한 노출은 안 된다고 해서 여성 출연자들은 짧은 치마에 천을 덧대 롱스커트로 바꿨고, 남성 출연자들은 민소매 의상에 따로 소매를 붙여야 하는 등 문화별 나라별로 모두 다 달랐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세계 각국 팬들의 서로 다른 응원법도 거론했다.

2012년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미국 소녀 도니카 양과의 인연도 기억에 또렷하다. 근육 위축병 등 불치병을 앓고 있는 도니카 양의 최대 소원은 슈퍼주니어를 직접 보는 것이었다. 2012년 도니카 양을 직접 만났던 시원은 “공연 전에도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 이번 7집 음반도 참 좋다고 해줘 기뻤다”고 말했다.

그 사이 슈퍼주니어의 공연이 세계 각국에서 사랑 받은 이유에 대해 멤버들은 ‘친근함’을 주된 배경으로 꼽았다. 멤버 강인은 “늘 궁금해서 많은 나라를 다닐 때마다 왜 우리를 좋아해주는 지 묻곤 했다”면서 “대부분 ‘친근하다’는 이유를 들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세대를 동시에 아우르려 하고, 예전 노래와 오늘날의 노래, 그리고 세계 각지의 언어 등을 토대로 팬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려 애쓴 점이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낸 것 같다”고 부연했다. 멤버 희철은 “멋진 것도 좋겠지만, 즐겁고 재미난 공연을 꾸며서 더욱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가서 공연하고 픈 곳이 많다. 멤버 신동은 “평양이 아니더라도, 금강산, 혹은 백두산으로 가서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은혁은 “아직도 와 달라고 서명운동을 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중동 지역,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꼭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멤버 성민은 농담을 곁들이며 “달에서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크게 웃었다.

■ 슈퍼쇼6

19일 서울을 시작으로 개막한 슈퍼쇼6는 최근 발표된 정규 7집 발매를 기념해 열리는 것이다. 19~21일 서울 공연을 거쳐, 29~30일 일본 최대 공연장인 도쿄돔에서 대규모 공연이 이어진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륙별 주요 도시가 행선지로 속속 잡혀가고 있다.

슈퍼쇼6의 무대 규모는 전보다 한층 커졌다. X자형 무대가 객석을 가로 지르고, 뮤지컬 분위기 물씬 풍기는 무대 세트가 웅장미를 풍긴다. 잃어버린 보물을 찾아 떠나는 슈퍼주니어 멤버들의 노정이 각종 노래와 퍼포먼스와 유기적으로 맞물려 하나의 공연물로 거듭난다. 팀 공연 뿐 아니라, 각종 솔로 무대, 그리고 특유의 분장쇼와 패러디쇼도 마련됐다.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의 주인공으로 분하는 코너를 소개한다.

멤버 성민은 “한국적인 매력도 소개하고자 이번 투어에서는 서울예술단과 함께 하는 난타 퍼포먼스를 따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멤버 규현은 “앞으로 1000회 공연까지도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멤버 이특은 “꼭 수익성이 아니더라도 K팝을 알리고, 우리 대중 문화를 알리는데 기여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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