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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과 리세광…숙명의 남북 도마 맞대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도마 1인자 자리를 놔두고 숙명의 대결이 펼쳐진다.

양학선(22·한국체대)은 21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 결승에서 안마를 제외한 링(15.500점), 도마(15.500점), 평행봉(14.750점), 철봉(13.350점), 마루 운동(14.850점)을 소화했다.

양학선은 주종목인 도마에서 2위로 결선에 올랐다. 그리고 이 종목에서 15.525점으로 1위를 기록한 북한의 체조영웅 리세광(29)과 25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양학선(왼쪽)과 리세광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리세광은 이후 2007년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획득하며 양학선이 등장하기 전까지 남자 도마를 주름잡았던 ‘1인자’였다.

하지만 북한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직전 여자 선수의 나이를 속인 사실이 적발되면서 선수단 전체가 2년간 국제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고 이는 리세광의 발목을 잡았다. 2년간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리세광은 복귀해서도 예전의 기량을 찾지 못했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양학선과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쳤지만 희비는 확연히 갈렸다. 당시 양학선은 우승했고 리세광은 예선 탈락했다.

리세광은 이번 대회에서 단단히 벼른 모습이었다.

이날 세계 최고 난도인 6.4짜리 기술을 선보였다. 1차 시기에서 ‘드라굴레스쿠 파이크’(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몸을 접어 2바퀴 돌고 반 바퀴 비틀기), 2차 시기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독보적인 기술인 ‘리세광’(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몸을 굽혀 두 바퀴 돌며 한 바퀴 비틀기)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했다.

하지만 양학선도 만만치 않다.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최고의 기량을 펼친 리세광과 거의 동등하게 맞섰다.

대회 직전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양학선은 이날 도마 종목에서 8위 안에만 들어도 결승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아도 됐었다.

때문에 필살기인 ‘양학선’과 ‘양학선2’ 대신 난도 6.0짜리 ‘여2’와 ‘로페즈’를 선보였다.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닌데다 난도를 많이 낮췄음에도 리세광과의 점수 차가 불과 0.025점밖에 나지 않았다. 양학선이 사흘동안 몸을 추스려 제 컨디션을 발휘한다면 훨씬 높은 점수를 기대해볼 수 있다.

양학선은 리세광과의 대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양학선은 “4년 전 잘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그 사실 때문에 위축되지는 않는다”며 “승부를 겨뤄야하는데 당연히 자신 있다”고 했다. 또한 “경쟁을 통해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승에서 ‘양학선2’를 선보일지는 미지수다. ‘양학선2’는 지난해 국제체조연맹(FIG)에서 신기술로 등재됐지만, 연맹 산하 대회에서 시도하지 않았다. 양학선은 “경기 당일 몸 상태를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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