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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 쓰는 韓남자 에페 대표팀…대회 3연패로 AG 신기록

한국 펜싱 남자 에페 단체 대표팀이 변치 않는 아시아 최강 자리를 재확인했다. 아시안게임 남자 에페 단체전 역사상 첫 3연패를 달성했다.

정진선(30·화성시청), 박경두(30·해남군청), 박상영(19·한국체대), 권영준(27·익산시청)으로 짜인 한국 대표팀은 23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대회 결승에서 일본을 25-21로 꺾었다.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에 나선 한국 대표팀이 23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결승에서 일본에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 에페 단체 종목은 프랑스, 스위스와 함께 세계 3강에 꼽힐 정도로 강하다. 랭킹 1위 프랑스와도 10포인트차에 불과하다. 반면 4위 이탈리아와 격차는 70포인트에 이른다. 아시아에서는 이변을 허용하지 않는 최강의 위치다. 결승전 상대인 일본은 단체전 랭킹이 18위에 불과했다. 랭킹 10위권 내 선수도 한 명이 없었다. 첫번째 주자로 나선 정진선이 야마다 마사루를 5-1로 이기면서 기선을 제압했고, 시종일관 리드를 유지했다. 정진선은 17-12로 맞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미노베 가즈야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1986년 서울과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2연패에 이어 2006년 도하와 2010년 광저우까지 2연패를 기록했던 한국은 1974년 펜싱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첫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에페 대표팀은 신·구 조화가 이뤄지면서 위력을 더하고 있다. 에페 에이스 정진선과 동갑내기로 선의의 라이벌인 박경두가 앞에서 이끌고 대표팀 최연소인 박상영은 세계 최정상의 선배들을 거울삼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팀에 선발된지는 이제 1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 1월 처음 출전한 카타르 도하 대회 개인전에서 우승, 5월 스위스 베른 그랑프리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면서 단숨에 세계 랭킹 3위까지 뛰어올랐다. 권영준은 188㎝, 82㎏의 단단한 체구로 에페 대표팀의 약점인 하드웨어에서 단점을 만회할 카드다.

한국 펜싱 에페 단체전에 나선 대표팀이 23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박경두를 누르고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데 이어 단체전까지 2관왕을 달성한 정진선은 “맏형이라는 부담감이 있어서 더 잘했어야 하는데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너무 힘들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며 “운동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 이 느낌 잊지 않고 더 발전하겠다”고 했다.

개인전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친 강경두는 믹스트존에서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그는 “한 쪽 가슴에 단체전 우승을 담고 있었다. 개인전에서 지고 나올 뻔한 눈물을 참았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나서 원없이 울고 싶었다”면서 “지금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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