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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부러져도 버텼다… 레슬링 이상규 ‘투혼’의 동메달

앞니가 부러지고 체력도 바닥이 났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레슬링 국가대표 이상규(28·부천시청)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문자 그대로 ‘혈전’을 치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규는 29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레슬링 자유형 74㎏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파키스탄의 무함마드 아사드 부트를 6-2로 꺾었다. 경기 후 그는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고생한 만큼 결과가 나와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상규는 올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레슬링을 시작한지 15년 만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그의 첫 국제대회다. ‘금메달 밖에 없다’는 각오로 매트에 올랐지만 쉽지 않았다. 8강에서 중국의 장충야오에게 기술을 걸다가 상대의 발에 입을 가격당해 의치로 해넣은 앞니가 2대나 부러졌다. 피로 입이 흥건했고 고통이 극심했지만 기력을 짜내 버텼다. 이상규는 장충야오를 10-6으로 꺾었다.

이상규(가운데)가 29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레슬링 자유형 74kg급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공식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인천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준결승전에는 진통제를 맞고 나갔지만 이란의 에자톨라 아크바리자린콜라에게 3-4로 석패했다. 온전치 않은 몸으로 한 수 위 상대를 맞아 악전고투했지만 힘에 부쳤다.

금메달 꿈이 물거품이 됐어도 이상규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재차 매트 위에 올라 기어이 동메달을 따냈다. 이상규는 “이제 3살, 1살이 된 아들들하고 아내 생각이 났다. 그래서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상규가 29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레슬링 자유형 74kg급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경기 도중 앞니가 부러진 자리를 보이며 웃고 있다. 인천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이날 대표팀은 4체급에 출전해 동메달 4개를 획득했다. 86㎏급 김관욱, 125㎏급 남경진은 이상규와 마찬가지로 준결승전에서 이란의 벽에 막혀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61㎏급 이승철도 8강에서 이란 선수에게 진 뒤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차지했다. 대표팀은 은메달 1개와 동메달 6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2대회 연속 ‘노 골드’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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