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손연재, 이제 아시아 최고를 증명할 때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기회가 손연재(20·연세대)에게 왔다.

10월 2일 인천 남동체육관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 무대에 설 손연재는 지난 28일 인천에 입성하면서 “부담이 된다”고 했다. 손연재는 인천 입성 직전 터키 이즈미르에서 끝난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4위로 역대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성적을 내고, 후프에서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동메달을 땄다.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또한 홈 어드밴티지도 있다.

여러모로 손연재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손연재는 왜 부담을 느낀다고 했을까.

앞서 금메달을 딸 것으로 주목받은 스타들이 좌절했다. 수영 박태환, 체조 양학선, 사격 진종오 등 이번 아시안게임 ‘빅스타’들이 모두 금메달을 따지 못했고 유력한 금메달 후보 가운데 남은 것은 손연재뿐이다. 기대감을 반영하듯 손연재가 출전하는 경기는 모두 매진됐다.

손연재가 29일 인천 서운고등학교에서 인천아시안게임 시합을 앞두고 가진 첫 훈련에서 볼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 2014.09.29 /인천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빅스타’들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다는 점과 달리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올라보지 못한 손연재여서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손연재를 향한 시선에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선수로는 최고의 기량이지만 국제적으로는 아직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A급 선수들이 모두 모인 세계선수권에서 순위권에 든 적이 없다. 손연재는 자신을 향한 이 같은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대회만큼은 반드시 정상에 올라야 한다.

정상을 향하여 가는 길. 그래서 극복해야할 점들이 있다.

홈에서 열리지만 그것이 독이 독이 될 수도 있다. 해외에서 치렀던 경기와 달리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관중의 기대함성은 클 수밖에 없다. 때로는 기대감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손연재는 “리듬체조는 집중력을 요하기에 자칫 지나친 관중 호응이 집중력이 흐트러 뜨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컨디션 조절도 과제다. 세계선수권 메달을 통해 자신감은 한단계 업그레이드됐지만 일정은 강행군의 연속이다.

터키에서 넘어온 손연재는 28일 하루만 휴식한 뒤 29일 오전, 오후 연습에 모두 참가했다. 손연재는 “올시즌 내내 외국에 있어 시차 적응이 문제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며 “다행히 저녁 경기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피로는 집중력과 연결된다. 손연재는 세계선수권 개인 종합에서 마지막 볼 종목에서 볼을 놓치는 실수를 했다. 마지막 종목이라 집중력이 흐트러진 결과로 찰나에 실수로 연결될 수도 있다.

‘라이벌’ 덩썬웨(중국)도 신경이 쓰인다. 손연재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할 정도로 위협적인 존재다. 덩썬웨는 세계선수권에서 손연재보다 한 단계 낮았지만 점수 차는 1.167점에 불과했다. 덩썬웨도 금메달을 자신하고 있어 박빙의 승부가 될 전망이다. 손연재는 “리듬체조는 개인의 연기로 점수를 받기 때문에 내 연기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말이 있다. 손연재가 진정한 아시아 정상을 증명하려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내야 한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