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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따낸 金, 울어버린 남자 볼링 대표팀

마지막 한 프레임씩을 남겨두고 이미 우승을 확정지은 볼링 남자 대표팀은 마지막 투구 때 이미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앞선 개인전, 2인조, 3인조 종목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쌓인 답답함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왔다. 맏형 최복음(27·광양시청)은 아예 울면서 공을 던졌다.

최복음을 비롯, 박종우(23·광양시청), 김경민(30·인천교통공사), 신승현(25·수원시청), 홍해솔(24·인천교통공사), 강희원(32·부산광역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대표팀은 30일 경기도 안양의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5인조 경기에서 6게임 합계 6천228점을 따내 정상에 올랐다. 2위 말레이시아(5986점)와는 242점이나 차이나는 압도적인 금메달이었다.

남자 볼링 대표팀의 박종우가 30일 인천 아시안게임 볼링 5인조와 개인종합에서 2관왕에 오른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양 | 이용균 기자

볼링 대표팀은 지난 광저우 대회 때 전체 12개 중 8개 금메달을 휩쓸며 아시아 최강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대회가 홈에서 열리는 만큼 기대도 컸다. 그러나 대회 직전 레인에 바르는 오일 형태와 방식이 바뀌면서 홈 어드밴티지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설상가상 남자 대표팀이 초반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서 주변의 따가운 눈초리가 선수들을 더욱 굳게 만들었다. 결국 5인조 경기, 금메달을 따내면서 그 설움을 털어냈다.

대표팀을 다시 살린 것은 ‘막내’ 박종우였다. 박종우는 앞선 경기 점수를 모두 합친 개인종합에서도 5047점으로 1위에 올라 2관왕이 됐다.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쏟은 박종우는 “형들과 함께 초반 어려움을 딛고 금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박종우는 이날 경기장을 찾은 부모님과도 힘껏 포옹하며 기쁨을 누렸다. 박종우는 “볼링 14년 동안 하면서 부모님이 경기장 찾아오실 때마다 부모님이 보고 계시는 게 부담스러워서 매번 화내고 짜증 부렸다”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부모님께 웃어보일 수 있었다. 그게 제일 기쁘다”라고 말했다.

볼링대표팀은 이날 이나영이 여자 개인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금메달 3개와 함께 여자 5인조 은메달, 강희원의 개인종합 동메달 등 메달 5개를 따내며 초반 부진을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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