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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핸드볼, 완벽한 설욕…일본 완파하고 AG 정상 탈환

한국 여자 핸드볼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4개월 여를 합숙했다. 선수들의 목표는 하나였다. 빼았겼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되찾아오는 것이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기량에 가까운 여자 핸드볼은 지난 광저우 대회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에 패하면서 동메달을 머물렀다. 값진 동메달이었지만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도입된 여자 핸드볼에서 처음 정상 도전에 실패한 대표 선수들에겐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광저우 대회에 출전한 대표팀 주장 우선희(36·삼척시청)는 “선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자책하면서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아시안게임이자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데 꼭 우승하겠다”며 굳은 다짐을 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팀이 1일 인천 연수구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인천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그 다짐을 코트에서 확인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서 다시 웃었다.

1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 한국은 4년 전 대회에서 아픔을 준 일본을 운명처럼 만났다. 그러나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한국은 마치 올스타전을 치르는 듯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29-19로 이겼다.

전력상으론 한국이 앞서지만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괴롭혔던 일본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한국은 경기 시작 후 7분이 넘도록 일본에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나이를 잊은 우선희와 류은희(인천시청)의 연속 득점으로 3-0으로 달아나면서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쉴 새없이 몰아치면서 전반 15분에는 10-3까지 앞섰다. 전반이 끝났을 때 스코어는 17-5였다.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후반 시작 후 일본이 한골을 만회하자 3골을 순식간에 넣어 추격을 차단했다. 한국은 이후 백업을 고루 기용하는 여유를 부리면서 완벽한 설욕에 성공했다.

마사히치 구리야마 일본 감독은 “한국은 항상 강했는데 이번에는 그 이상으로 강했다. 한국에 대비한 준비를 했지만 초반부터 기세에서 밀렸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지난 4개월간 독한 훈련의 상대가 일본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승리였다. 우리 선수들이 4강에 진출한 뒤 “(결승에서는)일본은 만나고 싶다”고 벼른 이유다.

우선희는 “일본을 가상의 상대로 지난 4개월 동안 연습했다. 오늘 모든 과정에서 준비한 것들이 맞아떨어졌다. 완벽한 승리”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류은희는 “광저우 대회의 안좋은 기억을 지우고 싶었다. 부담스러운 홈 대회였는데 모두 한 마음으로 뭉쳐서 이겨냈다”며 기뻐했다.

임영철 감독은 “한국 특유의 체력과 스피드가 돋보인 경기였다. 오늘 전술이 100% 맞았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지금 선수들의 스피드와 체력이라면 2년 뒤 올림픽에서도 세계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며 높아진 자신감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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