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근성의 미녀 마라토너 최보라, 완주 뒤 탈진

‘미녀 마라토너’ 최보라(23·경주시청)가 마라톤 코스 완주 뒤 트랙 위에서 쓰러졌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치러진 레이스의 어려움과 기록에 대한 부담감이 겹쳤다.

최보라는 2일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마라톤에서 2시간45분4초를 기록해 12위로 경기를 마쳤다. 트랙에 들어설 때 이미 잔뜩 지쳐있던 최보라는 결국 결승점을 통과하자마자 그대로 트랙 위로 무너졌다.

최보라이 2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 마련된 여자 마라톤 결승선을 힘겹게 들어와 쓰러져 들것에 실려나가고 있다. 인천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최보라는 이날 레이스에서 다른 선수들과 달리 머리를 묶어 올리고 곱게 화장을 했다. 짧은 탱크톱 스타일의 유니폼 상의로 마라토너들 사이에서 돋보였다. 레이스 초반에는 선두그룹에서 함께 뛰는 등 레이스 운영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비까지 내리는 데다 홈에서 열리는 대회 부담감을 넘지 못했다.

최보라는 원래 5,000m, 1,500m를 주 종목으로 하는 장거리 선수였다가 2010년 마라톤으로 전향했다. 전향 뒤 겨우 4년만에 아시안게임 여자 마라톤 대표로 뽑힐 정도로 재능이 있었다.

최보라이 2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 마련된 여자 마라톤 결승선을 힘겹게 들어오고 있다. 인천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근성이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팀 관계자는 “최보라가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3시간10분6초를 기록했다”며 “앞선 대회에서 2시간34분대에 완주한 선수가 그렇게 기록이 떨어지면 레이스를 포기한다. 그런데 최보라는 끝까지 뛰었다”고 전했다.

결국 그 근성이 탈진을 만들었다.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트랙을 돈 최보라는 결승점을 통과하자마자 비틀비틀 거리더기 그대로 트랙에 쓰러졌다. 곧이어 경기진행요원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나갔다. 이번 대회가 8번째 풀코스 도전이었던 최보라는 마지막까지 이를 악물었고, 결국 결승점을 통과한 뒤에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쓰러졌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