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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 집 아들, 버나드 박에게 궁금한 15가지

SBS <K팝스타3>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버나드 박은 세탁소집 아들이다.

경연 도중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부모님을 보고서는 깜짝 놀라 “세탁소는 어떻게 하고 오셨냐”고 묻던 선한 마음의 청년이기도 했다. 아들은 세탁소를 한 시도 비워둘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최근 스포츠경향을 찾은 그는 가을과 특히 잘 어울리는 가디건을 입고 있었다. 여전히 느릿한 말투였지만, 말 마다 묻어나는 마음 씀씀이가 따스했다. 찬찬히 들어보면 버나드 박에게 ‘노래’는 ‘열정’이었다.

우승 이후 6개월간 데뷔 앨범을 준비해온 버나드 박이 가수로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떼고 있다. 15일 첫 데뷔 앨범 <난…>을 발표하고, 곳곳을 오가기 시작했다.

Q1. 데뷔를 축하합니다. 음반 나오니까 좋죠?

= 아직 데뷔를 한다는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실감도 잘 안나고요.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은 분들이 귀담아 들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Q2. 올해는 본인에게 특별한 해이지요? 아, 상금(3억원)은 들어왔나요?

= 동그라미가 도대체 몇 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원화는 (달러에 비해) 동그라미가 훨씬 많잖아요. 처음엔 잘 세지도 못하겠더라고요. 이렇게 큰 숫자를 본 적이 거의 없어서 몇 번을 두고 눈여겨 봐야했어요. 부모님께 모두 보내드릴 생각이에요. .

Q3. 가수의 꿈, 언제부터 꾼 건가요?

= 음악은 어릴 적부터 즐겨 들었어요. 막연히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막상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이런 저런 시도를 해봤죠.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랩하는 친구들과 모여 노래를 만들고 인터넷에 올리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음악을 좀 배우기 위해 기타를 쳤고, 교회 찬양팀에 가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뒤 휴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수에 도전해보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대학 들어가기전 경기가 나빠져서 저희 집 상황이 너무 안 좋았어요.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갖가지 일을 다하던 중이었거든요. 식당에서도, 병원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했고, 틈틈이 세탁소 일도 도와야했고요. 내가 꼭 하고 싶은 ‘음악’에 진지하게 도전해보자 해서 오디션에 응모했던 것이고요.

Q4. 세탁소는 어디에 있는 건가요?

= 미국 애틀랜타 인근입니다. 정말 일이 많아요. 한 시도 쉴 때가 없고, 가게를 비워둘 수도 없어요. 부모님은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서 늦게까지 일 하고…. 저야 미국에서 태어나서 영어를 잘하지만, 아빠와 엄마는 문화도 영어도 익숙지 않아서 더 고생이 많으셨대요. 저희들까지 키우고….

Q5. 많은 오디션 중 <K팝스타3>를 택해 도전했어요.

= 유튜브 등을 통해 시즌1부터 항상 지켜봐왔거든요. 시즌2에서는 오디션이 뉴욕에서 열렸는데, 직접 갈 수 있는 형편이 안됐습니다. 한 해 지나 때마침 시즌3 지역 오디션이 제가 사는 애틀란타에서 열려 도전하게 됐어요. 아무런 생각이 없이 나간 게 아니에요. 안되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 이후까지 고민하고 나간 것이니까요.

Q6. <K팝스타3> 목표가 뭐였나요?

= 최종 목표는 톱10이었습니다. 톱10 직전 한차례 위기가 있었잖아요? 막상 아무런 결과 없이 돌아가려하니 너무 마음이 간절하더라고요. 당시 다시 한번 기회를 얻어 구제 받았을 때가 1위를 차지했던 것보다 더 행복하고 기뻤어요.

Q7. 오디션으로 얻고 잃은 게 있다면요?

= 잃을 게 없는 상태에서 도전했기 때문에 얻는 것만이 가득해요. 이렇게 좋은 분들과 친구, 회사 등도 만났잖아요. 가족이 화목해진 것도 너무 좋습니다. 부모님이 저를 자랑스러워해주는 것도 행복하기만 하고요. 자신감도 많이 생겼습니다.

Q8. 한국 생활은 어때요.

= 어릴 때 엄마 고향인 충정도에 잠시 온 적이 있었고, 대회차 온 것이 두번째 방문일 거예요. 예전과는 정말 너무 달라 많이 놀랐어요. 미국에서도 늘 한식을 먹고 지냈고, 한국어도 곧잘 쓰곤 했으니 불편함은 없어요. 부모님이 한글 안 배우면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고 어릴 적 계속해서 한글 학교를 보내주었거든요. 그 때는 왜 배워야하는지 몰랐는데, 지금 보니 정말 감사한 일이었어요. 이렇게 좋은 가요곡도 모르고 살았을 테니까요. 제 주위에 한글을 아예 안 배운 친구들도 많아요.

Q9. JYP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았어요.

= 처음부터 JYP로 마음을 정해두고 있었어요. 고민도 하지 않았고요. 제가 부족한 게 많은 데 그 걸 가르쳐줄 분이 누군지를 염두했었지요. 그루브 있는 음악을 좋아하는데 (박진영) 프로듀서도 그걸 좋아하고요. 여러모로 JYP스타일이 제게 맞다 싶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프로듀서님과 ‘멘탈리티’가 비슷한 게 많더라고요. 회사에서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다 챙겨주고요.

Q10. JYP 식구들과는 잘 지내는지요?

= 지난 8월 처음으로 ‘JYP네이션’ 무대에 섰잖아요. TV에서 보던 가수분들을 직접 보니 너무 좋더라고요. 제 음악 나왔다고, 많은 식구분들이 트위터로 응원도 해주어서 든든했고요. 아, JYP네이션 무대에서 수지와 듀엣을 했을 때 휴대폰이 난리가 났었어요. “수지 예쁘냐” “사인 좀 보내달라”면서 미국 친구들 사이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죠.(웃음)

Q11. 우승 이후 지난 6개월간 어땠나요?

= 발성도, 호흡법도 처음부터 다시 익혔어요. 피아노도 기타도 새롭게 배우는 중이고요. 아, 춤도 잠깐 배웠는데 저랑은 잘 안 맞는 것같아요.(웃음)

Q12. 앨범 발매전 ‘버나드곰’이라는 티저(예고) 영상이 화제였어요.

= 살면서 곰같다는 말 많이 들었거든요. 성격이 느린 편이라서요. 버나드라는 이름도 원래는 뜻이 곰이라고 해요.(웃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영상을 봤는데 딱 저 같아서 깜짝 놀랐어요. 나오는 스토리도 세탁소 집 아들이 가수가 되어가는 제 이야길 담고 있었고요.

버나드곰 티저 영상 캡쳐

Q13. 데뷔 음반 <난>에 대해 소개 해주세요. ‘난’ ‘너 같은 여잘’ ‘솔직히 말해서’ ‘비포더레인’ ‘하루만 더’ ‘가수가 돼도’ 등 6곡이 실렸네요.

= 저를 좀 본격적으로 드러낸다고 해서 앨범 제목을 <난>으로 지었어요. 타이틀곡은 ‘비포더레인’이에요. (‘너같은 여잘’은 블루스 느낌, ‘하루만 더’는 1990년대 유행하던 심플한 R&B 스타일을 표방한다. ‘솔직히 말해서’는 일본 작곡가로부터 받은 록발라드곡, ‘난’은 박진영의 히트곡을 버나드 박이 자신에게 걸맞게 바꿔 부른 동명곡이다.)

Q14. 타이틀곡은 JYP 외부에서 받아온 곡이네요.

= 네. 조규찬(가수 겸 프로듀서) 선생님이 만들어준 것이에요. 유희열 심사위원이 경연 동안 “조규찬과 닮았다”고도 했고, 인터넷에 그런 내용의 글이 많았고요. 마침 인연이 돼 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가사에 담아주었더라고요. 디렉팅도 직접 봐주었는데 “편하게 부르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고맙고 솔직한 마음으로 녹음할 수 있었습니다.

Q15.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픈가요?

= 음악 즐기면서 오래 오래 리스너(청자) 분들과 만나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어요. 짧게 맛봤지만 공연을 하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공연 무대에서도 자주 뵙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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