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에서 ‘계단론’으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팀을 4강까지 이끌었다. 승패 차이가 한때 ‘-16’까지 났던 팀의 순위를 한 걸음씩 끌어올린 끝에 종착역에는 가을야구 마지막 티켓이 걸려있는 4번째 줄까지 올라섰다.
양 감독은 지난 19일 막을 올린 포스트시즌에서도 같은 방향점을 설정했다. 양 감독은 “팀이 승률 5할도 채우지 못하고 4강에 올라왔기 때문에 당장 무엇을 이루겠다고 하기에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겠다”고 했다.
LG는 62승2무64패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6할이 넘는 승률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낸 삼성 자리까지 넘보기에는 당장은 역부족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양 감독은 최대한 높은 곳을 보고 달릴 뜻을 내보였다. 양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룬 팀이 역대 한번뿐인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도전을 해보려면 길게 갈 수 있도록 여러 부분을 감안해야하는데 그 부분도 고민중”이라고 했다.
역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경우는 총 9차례. 2001년 두산이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꺾고 우승한 경우를 빼고는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양 감독 또한 투수코치로 LG와 함께 했던 2002년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랐으나 6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성에 패퇴한 경험이 있다. 포스트시즌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때 투수력 변화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LG로서는 당장 준플레이오프에서 NC를 꺾고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내는 게 급하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뛸 작정이라면 다른 것도 챙겨야한다. 우선 체력적인 부분을 생각한다면 시리즈에 조기에 끝내는 게 일단 최상이지만, 그게 어려워지면 투수력 안배도 고려해 시리즈를 마쳐야한다.
양 감독은 4선발 체제로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했다. 1차전 선발 류제국에 이어 2차전에는 리오단, 3차전 우규민에 이어 4차전에는 신정락을 대기시켜놓고 있다. 야구가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승리하면서도 덜 피로한 경기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춰놓고 있다.
LG는 과연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양 감독은 프로야구 지난 역사를 보며 답을 찾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