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찰칵베이스볼] 비오는 날 야구공 대신 나타난 노란 고무공

최근 서울 석촌호수에 나타난 노란 고무 오리가 화제가 됐다. ‘러버덕(rubber duck)’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이 오리는 물 위에 떠 있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2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둔 마산구장에는 노란색 공들이 시선을 끌었다. 이날 오전부터 마산구장에는 비가 내렸다. 비는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동안에도 계속 내려 마산구장의 잔디를 촉촉히 적셨다.

NC 선수들이 노란 고무공으로 T배팅 연습을 하고 있다. 창원 | 김하진 기자

비 오는 날에 대비한 특별한 공이 그라운드에 나왔다. 경기를 앞두고 T배팅 훈련을 하는 선수들은 노란 고무공으로 타격 연습을 했다. 야구공 대신 노란 공을 배트로 힘껏 쳤다.

이 노란 공은 일반 야구공보다 크기가 조금 더 컸다. 성인 남성이 손에 쥐었을 때 꽉 찬다. 무게도 크기만큼 조금 더 무거웠다.

타격 훈련에 쓰인 노란 고무공. 창원 | 김하진 기자

노란 공들은 정규시즌에도 비가 오는 날 타격 훈련 때 종종 나왔다. 노란 공들을 쓰는 이유는 이렇다.

구단 관계자는 “기존의 야구공을 빗 속에서 타격 훈련할 때 쓰면 공이 다 상한다. 보통 쓴지 오래된 공들을 사회인 야구에 기증하기도 하는데 비에 젖으면 기증할 수도 없게 돼 다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목이 안 좋은 선수들이 고무공으로 연습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4-13로 패한 NC는 노란 고무공으로 T배팅 훈련을 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려 했다. 노란 공으로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은 비가 오는 날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비는 계속 내렸다. 잠깐 멎는 듯 했지만 경기 직전에 빗줄기가 굵어졌다. 오후 6시 30분 경기 시작 시간을 넘기고도 비가 더 거세지자 야구장 전광판에는 경기가 취소될 시 안내 사항을 관중에게 했다. 우비를 입은 팬들은 “경기 하자”고 외쳤지만 결국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경기는 다음 날로 순연됐다.

예보에 따르면 21일에도 비 예보가 있다. 이틀 연속 마산구장에는 노란 고무공들이 나타날 것 같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