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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황새’ 다시 날아오를까?

포항, 최근 2무4패로 3위 자리도 위험

황선홍, 지휘봉 잡은 이후 ‘최대 위기’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반기 선두를 질주했던 기세는 사라진 채 어느덧 3위 유지도 위험한 지경에 빠졌다. 포항은 지난 18일 제주 원정에서 0-3으로 완패해 4위 제주와 승점 차이가 2점으로 좁혀졌다. 5위 FC서울과 승점차도 5점에 불과하다. 우승은커녕 이렇게 가다가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마지노선인 3위 지키기도 장담하기 힘들 것 같다.

최근 전적을 살펴보면 심각성은 더 잘 드러난다. 6경기에서 거둔 성적이 2무4패. 최근 6경기에서 K리그 클래식 12개팀이 거둔 성적 중 가장 나쁘다. 황선홍 감독이 포항 지휘봉을 처음 잡은 2011년 이후 최다 무승 기록이다. 6경기에서 득점은 단 5골에 불과한 반면 실점은 11골이나 된다.

포항 관계자는 “골이 들어가지 않으니 이길 수가 없더라”며 “올시즌 첫 연패에 선수들도 힘이 빠진 느낌”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황선홍 감독이 “냉정해져야 한다”며 선수단을 다독이고 있지만 반전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모양이다.

포항이 부진에 빠진 것은 주축 선수들의 이적과 부상, 대표팀 차출 등 3가지 원인으로 꼽힌다.

전반기 K리그 연속 공격포인트 신기록(10경기·5골 7도움)을 세운 이명주가 올 여름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으로 이적한 것이 추락의 전조였다.

‘화수분 축구’를 자랑하는 포항은 유스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문창진과 이광혁 등 유망주들의 성장에 기대했으나 이명주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배천석과 조찬호 등 시즌 초반부터 주전으로 낙점했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고무열과 황지수, 김재성 등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정타는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 차출이었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김승대(8골·6도움)와 중원 살림꾼 손준호가 한달 가까이 차출되면서 승점을 많이 챙기지 못했다. 황 감독은 수비수 신광훈을 골잡이로 기용하는 기책을 내놨으나 특유의 패스 플레이까지 흔들리면서 오히려 한계가 더 도드라졌다.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팔색조 전술도 선수들이 잦은 전술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서 혼란만 가중됐다. 잦은 페널티킥 실축도 고민이다.

황 감독은 “공격 자원이 부족한 것을 전술로 커버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런데 잦은 변화에 선수들도 힘들어하더라”고 하소연했다.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포항은 26일 상주와 홈경기에 자존심을 걸었다. 스플릿이 나뉘기 전의 마지막 경기인 데다, 자칫 패할 경우 4위로 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김승대와 손준호를 출격시키는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황 감독은 “상주전까지 1주일의 시간이 있다”며 “현재 상황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전술을 준비해 우리 플레이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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