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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준PO, 이틀 연속 우천취소 영향은?

포스트시즌이 비에 젖었다. 프로야구 역사상 한 번밖에 없었던 일이 또 일어났다. 비가 이번 가을 최대 변수다.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이틀째 연기됐다.

20일에 이어 21일에도 마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NC와 LG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비로 하루 미뤄졌다. 22일 오후 6시30분에 열린다.

21일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열릴 예정인 창원 마산야구장에 비가 내리고 있다. 창원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프로야구 역사상 포스트시즌 경기가 비로 하루 연기된 것은 여러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틀이나 미뤄진 것은 사상 두번째로 흔치 않았다. 1996년 10월2일과 3일, 한화-현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비로 취소된 이후 1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에는 1차전에서 현대가 한화를 15-0으로 크게 이긴 뒤 이틀 연속 비로 경기가 연기됐다. 4일 열린 2차전에서는 역시 현대가 4-2로 한화를 이기고 3전2선승제 준플레이오프를 끝냈다. 현대는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선발 정민태를 이틀 쉰 뒤 2차전에서 구원투수로 등판시켜 2점 차 승리를 거뒀고 정민태는 세이브를 기록했다. 비 때문에 주어진 이틀 휴식을 현대가 제대로 활용했다.

이번에도 비로 인한 이틀 휴식이 시리즈 전체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양 팀이 구상해뒀던 선발 로테이션이 완전히 바뀌었다. 2차전에 찰리와 리오단을 각각 선발 예고했던 NC와 LG는 이날도 경기가 취소되자 각각 에릭과 우규민으로 선발 투수를 교체했다. 둘 다 3차전에 선발 등판하기로 준비하고 있던 투수들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하루 정도 미뤄지는 것은 괜찮은데 이틀이나 미뤄지면 해당 선발뿐 아니라 그 뒤에 등판하기로 돼있는 선발까지 두 명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선발 교체 필요성을 설명했다.

찰리와 리오단은 각각 올시즌 상대전적에서 가장 훌륭한 성적을 거둔 투수들이다. 사실상 1선발도 가능했던 이 투수들의 등판이 뒤로 늦춰지면서 시리즈 자체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다.

우규민은 올시즌 NC를 상대로 한 차례 선발등판해 6.2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에릭도 올해 LG전에 한 차례 선발등판해 승패 없이 6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양 팀 불펜 투수들이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1차전에서 양 팀은 모두 선발이 일찍 강판되면서 불펜을 소모했다. LG는 불펜 6명이 줄줄이 던졌고, NC는 선발요원 웨버까지 포함해 7명이 선발 이재학의 뒤를 이었다. 이 투수들은 이틀 휴식을 통해 체력적으로 모두 회복했다.

이틀 휴식은 1차전 결과에 따른 팀 분위기까지도 바꿔놓고 있다. 1차전은 LG가 13-4로 압승을 거뒀다. LG로서는 상승세를 탄 분위기로 다음날 2차전을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이틀이나 경기가 미뤄지면서 오히려 NC가 창단후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대패한 충격을 벗어날 시간을 벌었다.

홈에서 경기하는 NC는 좀 더 낫지만 원정길에 와있는 LG는 오히려 더 피곤해졌다. LG는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를 대구와 부산에서 치렀다. 14일 대구로 이동한 뒤 부산을 거쳐 마산으로 와있어 22일 2차전을 치르게 되면 8박9일 동안 원정을 소화한다. 이병규(9번)와 우규민 등 LG 선수들은 “하루 쉬는 것은 괜찮은데 이틀 연속 취소된 것은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틀이나 내린 비로 인해 포스트시즌 전체 일정도 달라질 수 있게 됐다.

일단 준플레이오프 일정이 이틀씩 미뤄지는 가운데 5차전까지 가지 않아 선수단 이동일이 확보되면 플레이오프는 예정대로 27일 시작한다. 그러나 NC와 LG가 5차전까지 가면 플레이오프 일정도 차례로 이틀식 미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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