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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NC 승부처] 황당한 박민우 실책…더 황당한 문선재 주루

LG의 ‘기운’이 더 셌다. NC 선발의 에릭의 실투는 모두 홈런으로 연결됐고, NC 타자들의 타구는 파울 폴을 비껴가거나 LG 야수의 호수비에 걸렸다. 9회 문선재의 본헤드플레이마저 점수로 연결되며 승부를 갈랐다. NC 입장에서는 4회 1사 1·3루 때 테임즈의 타구가 2루수 직선타 더블아웃이 되고, 6회 무사 1루 때 조영훈의 타구가 오른쪽 폴을 빗나간 것이 못내 아쉬웠다.

■우규민의 강약조절

당초 3차전 선발로 예정됐던 NC 에릭과 LG 우규민이 비 때문에 일정이 꼬이면서 2차전 선발로 나왔다. 에릭이 힘으로 밀어붙이다 홈런 2방으로 무너진 반면 우규민은 고비 때마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으며 ‘강약 조절’로 NC 타선을 잡아나갔다.

에릭은 1회 선두타자 정성훈을 상대로 볼카운트 0-2로 앞서나갔고 3구째 바깥쪽 꽉 찬 공이 볼 판정을 받자 순간 흔들렸다. 4구째 던진 146㎞ 속구가 높게 들어가면서 홈런을 허용했다. 4회초 1사 1루에서 스나이더에게 맞은 홈런 역시 141㎞짜리 높은 속구였다.

반면 우규민은 투구수 67개 중 속구 30개, 변화구 37개로 변화구 비중을 높이며 NC 타선을 요리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는 LG 배터리의 승부가 빛났다.

■달을 너무 잘 아는 양

NC 김경문 감독과 LG 양상문 감독은 고려대 선후배 사이다. 나이는 김 감독이 3살 많지만, 학번은 하나 차이다. 둘의 인연은 각별하다.

김경문 감독을 아주 잘 아는 양 감독의 한 수가 경기 중반 승부처에서 빛났다. LG가 3-0으로 앞선 6회말 손시헌이 볼넷을 골라나가자 대주자 이상호를 기용했고, 포수 김태군마저 대타 조영훈으로 바꾸는 강수를 썼다. 경기 중반 주전 센터 내야진을 한꺼번에 바꾸는 강수였다. 하지만 이 강수는 LG 벤치의 ‘피치아웃’ 하나로 무너졌다. 1사 1·2루, 대타 권희동 타석 때 3구째 포수 최경철이 피치아웃을 요구했고, 3루 도루를 시도하던 이상호를 3루에서 여유있게 잡아냈다. 발야구를 자랑하던 NC의 발이 묶이면서 NC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렸다. 7회 2점이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도루저지 하나가 결정적이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박민우가 22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에서 9회초 1사 1루 이병규의 타구를 놓치고 있다. 2014.10.22 /창원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본헤드플레이가 만든 쐐기득점

NC가 2-3까지 따라붙은 9회초, LG의 아웃카운트 착오에 따른 본헤드플레이가 쐐기 득점으로 이어졌다. 1루 대주자 문선재는 이병규(7번)의 내야 뜬공 때 거침없이 2루를 돌아버렸다. 1사였기 때문에 더블아웃이 되는 상황이었다. 주루코치의 외침에도 아랑곳 없었던 문선재의 ‘폭주’는 NC 2루수 박민우가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바람에 황당하게도 득점으로 연결됐다. 3-2에서 4-2로 달아난 1점은 승부에 결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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