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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전성시대

독일 축구의 천하가 오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세계 축구의 패권을 손에 쥔 것을 넘어, 독일 분데스리가도 유럽 클럽의 정상을 다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주름잡고 있다. 2년 전 독일 축구팀끼리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다투며 화제가 됐던 분데스리가 전성시대가 시간이 흐를 수록 단단히 굳혀지고 있다.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그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뮌헨은 지난 22일 이탈리아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드 3차전에서 AS로마(이탈리아)를 7-1로 대파했다. 이로써 조별리그 3전 전승을 달린 뮌헨은 16강 진출을 예약했다. 뮌헨을 비롯해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AS로마(이탈리아), CSKA모스크바(러시아) 등 강호들만 모여 ‘죽음의 조’라고 불렸다는 축구 전문가들의 평가가 무색할 정도다. 손흥민(22)이 뛰고 있어 한국에 친숙한 또 다른 분데스리가 명문 레버쿠젠도 23일 C조 3차전에서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러시아)를 2-0으로 눌렀다. 2승1패를 거둔 레버쿠젠도 조 선두에 올랐다.

샬케04와 도르트문트 등 분데스리가에서 부진한 팀들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최근 성적 문제로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샬케는 지난 22일 UEFA 챔피언스리그 G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리스본을 4-3으로 꺾으면서 첼시에 이어 2위로 올라선 것이 대표적이다. 분데스리가 14위로 추락해 강등권에 근접한 도르트문트도 23일 갈라타사라이(터키) 원정에서 4-0 대승을 올리면서 G조 선두에 올라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분데스리가 전성시대는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4팀이 조별리그에서 반환점을 돈 현재 성적표는 9승2무1패. 4팀은 모두 합쳐 29골을 넣고 단 8실점만 내줬다. 평균 2.41골에 실점은 0.66골에 불과하다. 분데스리가 팀들이 UEFA 챔피언스리그를 압도했다는 뜻이다. 그 결과는 오롯이 순위에서 드러난다. 샬케만 조 2위에 머물 뿐, 뮌헨과 레버쿠젠, 도르트문트는 모두 조 선두를 달리고 있어 지난 시즌에 이어 4팀 모두 동반 16강 진출이 유력하다.

분데스리가의 선전은 다른 빅리그들의 부진과 겹쳐 더욱 도드라진다. 한때 ‘꿈의 무대’로 불렸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4팀이 5승3무4패에 머물고 있다. 첼시(G조 1위·2승1무)와 아스널(D조 2위·2승1패)만 16강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도 7승1무4패로 분데스리가와 비교하기에는 손색이 있다. 32개 팀이 겨루는 조별리그에 고작 두 팀(유벤투스·AS로마)만 진출한 이탈리아 세리에A는 말할 것도 없다.

분데스리가 전성시대가 더욱 놀라운 것은 내적인 성장을 발판으로 이뤄진 결과라는 데 있다. 강한 지역색을 잘 살려 축구를 생활에 깊이 뿌리를 내리게 만들었다. 도르트문트는 성적 부진에서 평균 관중이 8만명을 웃돌고, 뮌헨은 좌적 점유율 100%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 축구전문잡지 ‘월드사커’가 2011~2012 시즌을 기준으로 관중·재정·선수·경기장 등 총 8개 항목을 따져 분데스리가에 60점을 매겨 최고 리그로 인정한 배경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점수는 각각 55점과 46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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