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정성훈, 색깔 다른 13년과 14년의 가을

사실, 공통점이 있다면 2년 연속 LG의 가을야구 화두에 ‘정성훈’이 우선 순위로 올라있는 것이다.

정성훈(35·LG)은 지난해 가을에는 팀이 11년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른 플레이오프 첫 판부터 엄청난 부담과 싸워야했다.

3루수로 뛰던 정성훈은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회 선취점을 내준 뒤 계속된 무사 1·3루에서 최준석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다 송구 실수로 추가점을 허용했다. 2-2로 균형을 이루던 7회 2사 3루에서도 땅볼 타구를 놓쳐 결정적인 실점을 했다.

LG 정성훈이 22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솔로 홈런을 치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창원 | 이석우 기자

1차전은 지난해 LG의 가을야구 향방을 가르는 일종의 기로였다. 포스트시즌 경험 부족의 LG가 정성훈 등 베테랑들의 노련함으로 가을야구의 압박감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계산 밖의 경기 내용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올해 가을, 정성훈은 전혀 다른 길로 팀을 인도하고 있다.

LG는 지난 19일 NC와 준플레이오프 마산 1차전과 이틀을 쉬고 열린 22일 2차전을 모두 잡은 가운데 2경기 모두 정성훈의 방망이 끝에서 승리의 물꼬를 텄다. 정성훈은 올시즌 가을야구 타석에서 주저함이 없다.

1차전에서 1회 아웃카운트 2개만을 잡고 조기 강판한 NC 선발 이재학은 상대 톱타자 정성훈과 상대 결과부터 얘기했다. “1회 초구부터 때릴지 예상하지 못했고, 그걸 맞으면서 놀랐다”고 했다. 정성훈은 1회 타석에 서자마자 이재학이 초구 직구를 좌중간 2루타로 연결하며 6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의 발판을 제공했다.

2차전 LG의 답도 정성훈이 방망이에서 나왔다. 정성훈은 1회 선두타자로 나와 NC 선발투수 에릭의 2구째 패스트볼을 잡아경기 선제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비 때문에 이틀이나 연기된 뒤 열려 어느 쪽으로 흐름이 넘어갈지 불확실한 2차전에서 LG가 주도권을 쥐고 가는 계기가 됐다.

최원호 XTM 해설위원은 “과거 경험을 볼 때 포스트시즌에 비로 경기가 순연되면 몰리던 팀이 득을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정성훈이 선제 홈런을 때려주면서 오히려 LG가 흐름을 쉽게 잡아갔다”고 말했다.

정성훈은 2014년 LG의 가을야구에 최고의 배역을 맡고 있다.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극 분위기에서 해피엔딩을 예감하고 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