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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대결 압승' KC, 1만587일만의 월드시리즈 승리

1차전 승부를 거꾸로 돌려놓은 한 판이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불펜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를 원점으로 돌렸다.

캔자스시티는 23일 미국 캔자스시티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7-2로 승리하고 시리즈를 1승 1패 원점으로 돌렸다. 1985년 10월 2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 이후 29년만에, 일수로는 1만587일만에 거두는 월드시리즈 승리이기도 했다.

5회까지 이어지던 2-2의 팽팽한 균형이 깨진 것은 6회말. 캔자스시티는 로렌조 케인의 안타와 에릭 호스머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빌리 버틀러의 적시타로 3-2 리드를 잡았다. 1사 후 폭투로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해 2·3루가 됐고, 살바도르 페레스가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날리며 5-2로 달아났다. 그리고 오마 인판테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날려 쐐기를 박았다.

이날 경기는 두터움을 자랑하는 양팀 불펜의 대결에서 캔자스시티가 압승을 거뒀다는 의미도 있었다.

전날 선발 제임스 실즈가 3이닝 5실점하고 강판당한 뒤 나머지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선방한 캔자스시티 불펜은 이날 역시 선발 요다노 벤추라가 5.1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오자 켈빈 에레라-웨이드 데이비스-그렉 홀랜드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가동해 샌프란시스코의 추격을 원천봉쇄했다. 월드시리즈 2경기를 포함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캔자스시티 불펜의 성적은 7승 방어율 1.81(44.2이닝 9자책)이다.

반면 챔피언십시리즈까지 방어율 1.68을 기록하며 역시 견고한 모습을 보였던 샌프란시스코 불펜은 승부처였던 6회 와르르 무너지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불펜은 3이닝 3실점을 기록했는데, 6회 올라온 4명의 투수가 도합 1이닝 3실점에 그쳤다. 특히 7회말 이번 포스트시즌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던 팀 린스컴이 잘 던지고도 8회 2사에서 투구 도중 발목에 부상을 입어 교체되는 등 악재가 겹쳤다.

단기전에서 불펜의 중요성이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크기 때문에 이날 양팀 불펜이 보여준 활약은 향후 월드시리즈 승부에서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리즈가 1-1 원점이 되면서 3차전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월드시리즈 1-1 상황에서 3차전을 가져간 팀이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70.4%나 된다.

양팀의 월드시리즈 3차전은 25일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인 AT&T파크에서 열린다. 샌프란시스코는 팀 허드슨을, 캔자스시티는 제레미 거스리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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