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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서 훈련한 NC의 벼랑 끝 출사표 “더이상 잃을 게 없다”

23일은 음력 9월에 드는 24절기의 하나로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리는 시기’를 뜻하는 절기인 상강(霜降)이었다.

그러나 마산구장에는 서리 대신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었다. 이틀 동안 경기가 미뤄질 정도로 억수같은 비가 내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전날 궂은 날씨 속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NC는 1차전에 이어 쓰라린 패배를 또 겪었다. 비 온 뒤 뚝 떨어진 기온만큼 NC의 경기력도 얼어붙은 마냥 쉽게 풀리지 않았다.

NC 다이노스

0-3으로 뒤진 4회말 1사 1·3루의 찬스에서 에릭 테임즈가 친 안타성 타구가 2루수 김용의에게 잡혀 1루주자 나성범까지 한꺼번에 아웃돼 이닝이 종료됐다. 6회말 무사 1루에서 대타 조영훈이 친 타구가 간발의 차이로 파울홈런이 됐다. 2-3으로 뒤쫓던 9회에는 2루수 박민우가 평범한 내야 뜬공을 떨어뜨려 1점을 더 허용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다 아쉬운 것 투성이다. 이제 NC에게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한 경기가 남아있다.

NC는 24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에 마산구장에서 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간 정도 훈련을 한 뒤 서울로 떠났다.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이날 NC의 훈련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전날 아쉬운 플레이를 한 선수들 몇몇은 밤잠을 설쳤지만 남아있는 기회를 위해 털어버리려 애썼다.

일부 선수들은 ‘마지막’이라는 말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성범은 “아직 기회가 있으니 마지막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만큼 3차전의 중요성을 모두 체감하고 있었다.

이종욱은 4년 전 두산에서의 포스트시즌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는 “당시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로테이션이 좋았고 3차전을 앞둔 선수단 미팅에서도 ‘오늘만 이기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분위기가 반전되더라”고 밝혔다.

1년 전에도 이종욱은 넥센을 상대로도 2승을 먼저 내준 후 3승을 따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이종욱은 “작년에도 긴장하지 않았던 게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NC도 긴장감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 이종욱은 “라커룸에서도 분위기를 잡기보다는 편하게 하려고 한다”며 “이제 잠실로 가면 후배들은 진짜 포스트시즌이 실감날 것”이라고 했다.

이종욱은 ‘반전’을 꿈꾸고 있다. 그는 “우리는 이제 잃을 게 없다. 반전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0년 함께 기적을 일궜던 손시헌은 NC의 포스트시즌 첫 승을 갈망하고 있다. 손시헌은 “우선은 1승이 중요하다. 4년 전에도 역스윕 같은 걸 생각하고 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지막 남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다.

1,2차전 연속으로 불펜으로 등판했던 임창민도 마찬가지다. 1차전에서는 1이닝 11개, 전날 2.1이닝동안 30개의 공을 던졌지만 24일에도 얼마든지 등판할 준비가 돼 있다. 임창민은 “난 야구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많이 겪어봤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으니 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3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된 찰리 쉬렉도 “언제든지 경기할 때 부담감은 다 같지만 포스트시즌이고 이제 한 경기면 끝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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