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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꿈꾸는 LG…2010년 기억하는 MOON

2002년과 2010년. 어느 해 가을이 재현될까.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가 24일 3차전에 들어간다. 2차전까지 연승한 LG와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NC가 잠실구장에서 다시 만난다.

둘 중 하나다. 12년 전 아니면 4년 전 경험한 양 팀의 상반되는 시나리오가 3차전을 통해 결정된다.

LG 양상문 감독(왼쪽), 두산 김경문 감독 | 사진 = 스포츠경향DB

일단 2승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절반 이상 높인 LG는 가장 극적이었던 그들의 가을, 2002년 포스트시즌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당시 LG는 승률 5할2푼을 기록하며 4위로 페넌트레이스를 통과해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사령탑은 김성근 감독. 2001년 감독대행으로 김 감독을 맞은 LG는 6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이듬해인 2002년 확 달라진 모습으로 4강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현대를 2전 전승으로 물리친 LG는 플레이오프에서 2위 KIA를 5차전 접전 끝에 3승2패로 누르고 한국시리즈까지 나갔다. 부산 아시안게임 휴식기로 인해 포스트시즌 일정이 10월 말 시작한 뒤 11월10일에야 한국시리즈가 끝난 일정까지도 지금과 비슷하다.

올해 LG는 4월에 전 사령탑 김기태 감독이 물러나고 조계현 감독대행체제로 20일 정도를 치러 사실상 공황 상태로 시즌을 출발했다. 5월 중순 양상문 감독이 취임할 때만 해도 최하위에 떨어져있던 LG는 6월 이후 상승세를 타더니 전혀 달라진 팀이 돼 5팀이 치열하게 경쟁한 4위 자리를 차지하고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고 있다.

2차전까지 완승을 거둔 LG는 이제 3차전까지 이기면 2002년처럼 ‘스윕’으로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다. 플레이오프에 나가게 되면 만날 상대는 2위 넥센. 2002년의 2위 KIA처럼 1위 삼성과 함께 승률 6할을 거둔 유이한 강팀이다.

벼랑 끝에 몰려있는 NC에게도 반전의 시나리오는 있다. 1군리그 2년째에 포스트시즌에 나온 NC 선수들은 ‘첫 무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2패를 당했다. 승부수를 던질 때마다 공교롭게 운도 따라주질 않았다.

NC의 희망은 김경문 감독이다. 김 감독은 올해 4강에 올라있는 사령탑 네 명 가운데 가을야구 경험이 가장 많다. 2004년 사령탑으로 데뷔한 두산에서 2011년 시즌 중 물러날 때까지 8시즌 중 6시즌이나 팀을 4강에 올렸다. 6번의 가을야구 중 3번이나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간 김 감독은 먼저 지고도 역전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선 경험이 있다. 2009년과 2010년 모두 1차전을 내줬지만 시리즈를 뒤집고 플레이오프에 나갔다. 특히 2010년에는 딱 지금처럼, 롯데를 상대로 홈에서 2차전까지 내리 지고도 원정지인 사직구장에서 3·4차전을 따낸 뒤 홈 잠실로 돌아가 5차전까지 이겨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대반전을 그려냈다.

김 감독도 그해 가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2차전을 마친 뒤 “2패를 했기 때문에 선수들도 오히려 홀가분해졌을 수 있다. 벼랑 끝에 몰려있지만 3연패로 탈락하면 너무 허무하다. 열심히 해왔으니 기죽지 말고 서울에 가서 멋지게 한 번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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