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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승 “길렌워터 간절한 눈빛 보고 뽑았죠”

고양 오리온스가 2014~2015 프로농구 개막 후 6연승을 내달리며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연승의 일등공신은 득점 1위(24.7점)를 달리는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26·199㎝)다. 여기에 한물간 노장으로 평가되던 임재현의 알토란같은 활약도 큰 밑거름이 됐다. 재수생 용병으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선수. 은퇴 후 영업직 직원으로 권유를 받던 노장 선수. 이들의 깜짝 반전은 추일승 감독의 믿음과 안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양 오리온스 트로이 길렌워터가 2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외곽슛을 터뜨린 뒤 백코트하고 있다. 고양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길렌워터는 지난 2013~2014 시즌에도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나왔지만 10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 무대에 재수생으로 다시 도전했다. 추 감독은 지난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드래프트를 준비하면서 길렌워터의 가능성을 보고 선택할 후보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점찍었다. 이미 그가 뛰었던 터키 및 러시아 리그의 전 소속팀 코치진과 소통하며 정보를 얻었다. ‘코치대 코치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달라’는 추 감독의 요청에 현지 코치들도 길렌워터를 겪은 장단점을 솔직하게 얘기해줬다.

득점에 대한 본능이 빼어나고 기술을 갖췄다는 한 목소리를 냈지만 약간 게으르다는 단점도 나왔다. 그래서 추 감독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추 감독은 24일 “현지에서 최종 선발하기 직전에 마침 길렌워터를 길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나를 보더니 ‘꼭 좀 뽑아달라.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면서 “그 때 눈빛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길렌워터를 믿기로 결정했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살이 빠지지 않고 체력이 올라오지 않아 걱정도 했다. 하지만 길렌워터는 개막 직전까지 몸을 맞췄고 결국 리그 시작과 함께 엄청난 폭발력을 자랑했다.

고양 오리온스 임재현이 2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3점슛을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고양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베테랑 임재현은 지난 시즌 뒤 가드진 리빌딩을 단행하는 KCC로부터 은퇴 권유를 받았다. 한국 나이 38살의 노장은 설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추 감독은 상무 시절 제자였던 임재현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성실하고 무엇보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아 팀에 보배같은 선수였다”고 기억했다. 과거 KTF(현 KT) 감독 시절에도 임재현을 데려오려고 트레이드를 추진했을 만큼 애정이 있었다. 추 감독은 지난 여름 임재현의 몸상태를 농구계 지인을 통해 체크했고 충분히 뛸만하다는 정보를 얻어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임재현은 최근 2경기 연속 10점 이상을 기록하며 팀의 연승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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