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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트 귀신’ 최경철의 재치보다 빛난 NC의 집중력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 2회말. LG는 무사 1·2루에서 7번 김용의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8번 최경철. 최경철은 초구를 보낸 뒤 2구째 자세를 바꿔 스퀴즈번트를 댔다. 1루 쪽으로 빠르게 바운드된 볼을 달려나온 NC 1루수 테임즈를 거쳐 홈으로 돌아왔다. LG 3루주자 이진영이 홈에 전혀 미치지 못한 상황. 이진영은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최경철은 번트로는 프로야구 ‘넘버1 선수’다. 지난 7월 올스타전에서 ‘번트왕’으로 뽑혔을 뿐 아니라 지난 11일 페넌트레이스 두산전에서는 절묘한 스퀴즈로 상대 선발 마야를 무너뜨리기도 했다.

LG 이진영이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2회말 1사 2,3루에서 최경철의 1루 번트에 런다운에 걸려 아웃되고 있다. 잠실 | 이석우 기자

스퀴즈라면 3루주자가 무조건 홈으로 질주하고, 타자는 번트를 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날의 경우는 3루주자가 스타트를 조금 늦췄다. LG는 벤치에서 사인을 내는 대신 타자와 3루주자와 약속으로 스퀴즈를 하곤 했는데 드러난 것으로 보면 이날 장면이 그랬다.

LG가 결국 0-2에서 얻은 찬스에서 1점도 따라가지 못한 것은 NC 선수들의 집중력 때문이기도 했다. NC 선발 찰리는 최경철이 타석에 서자 3루주자를 예의 주시했다. LG 최태원 3루코치가 코처스박스를 벗어나있자 최 코치와 3루주자가 혼돈된다며 지정 위치로 돌아갈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최경철이 번트 자세를 취하는 순간, 내야진의 움직임도 빨랐다. 번트 타구가 워낙 정직했지만 작전을 간파한 것처럼 이동한 1루수 테임즈의 움직임도 좋았다. 1,2차전 자멸하듯 연패로 몰린 NC 선수들이 정상궤도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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