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흥분과 격한 감정을 억누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스스로도 축구 감독 생활 중 최고의 경기라고 했으니 그 벅찬 기쁨은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울산 조민국 감독(51)은 26일 성남FC전에서 4-3 재역전승을 거둔 뒤 “비록 프로는 아니지만 축구 감독 생활하면서 수백 게임을 치러봤는데 오늘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경기다”고 말했다. 1-0으로 앞서다 1-3으로 역전을 허용한 뒤 다시 4-3 재역전 승리. 특히 후반 15분에는 국가대표 풀백 이용이 부상으로 교체돼 나오는 악재까지 터졌다. 하지만 후반 20분을 남겨두고 3골을 몰아치며 거둔 승리의 기쁨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벅찼다.
조민국 감독은 “이용이 큰 부상으로 나오는 순간 오늘 힘들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2-3이 되는 골을 넣으면서 시간이 남아있어 희망을 가졌다”면서 “후반에 교체로 들어간 안진범과 박동혁이 제 역할을 해준 게 재역전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조 감독은 수비수 박동혁이 막판 2골에 관여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것에 기뻐했다. 그는 “박동혁은 어릴때부터 가르쳤던 선수다. 고교때에는 스트라이커도 봤다. 수비수지만 교체 선수 중에는 공격적으로 골을 넣어줄 선수였다. 나도 그렇고, 박동혁도 축구 인생에 제일 기억에 남는 골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힘겹게 상위스플릿에 살아남은 조민국 감독은 “공수의 핵인 김신욱과 이용이 못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분위기가 올라왔으니 다른 선수들이 잘 메워준다면 나머지 5팀과 공격적으로 부딪쳐보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오늘 경기에만 집중하느라 아직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위한 경쟁팀과의 승점 관계는 생각 못했다. 상황이 되면 ACL 출전권도 도전해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