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도네이션] 펜싱 최현수 “리우올림픽위해 뛰겠다”

지도자와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펜싱을 하고 있는 고교 3학년생 유망주는 이렇게 말했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너무 고맙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것 뿐입니다.”

고교 펜싱 플뢰레 1인자 최현수(18·홍익고)는 그래서 연습벌레가 됐다. 오전 개인훈련부터 시작해 수업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펜싱 훈련에 쏟는다. 훈련이 없는 날에는 거울 앞에서 혼자 몇 시간 동안 자세를 잡는다. 주말에는 모교인 마포 신수중학교까지 가서 또 훈련한다.

이유는 단 하나.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다. 놀고도 싶고 유혹도 많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신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많은 분들의 얼굴과 마음을 생각하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고 했다.

고교 펜싱 플뢰레 1인자 최현수 선수

초등학교 시절 아이들과 뛰어노는 게 좋았던 최군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펜싱을 하기 시작했다. 신수중에 있는 유일한 운동부가 펜싱부였다. “공부가 재미없어 운동을 하고 싶었다”는 최군은 “처음에는 어린 시절 칼싸움하는 것과 비슷해 재미날 것 같아서 칼을 잡았다”고 말했다.

펜싱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종목이다. 마스크 20여만원, 도복 60만~70만원, 신발 30만원, 칼 20만원, 전기 재킷 16만원, 장갑 5만원, 와이어 3만원…. 저렴한 것을 사도 100만원은 훌쩍 넘는다. 정진만 홍익고 코치는 “중학교 때는 지도자와 주위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고,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장학금을 받아 훈련비와 장비 구입비를 충당했다”고 말했다.

주위의 도움 덕에 최군은 쑥쑥 컸다. 고등학교 선수들은 나이에 따라 실력차가 크다. 그러나 최군은 1학년 때 전국대회 4강권에 들었고 2학년 때는 결승에 자주 올랐다. 3학년인 올해에는 전국회장배 개인전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배 단체전에서 1등을 했다. 이달말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95회 전국체전에도 서울 대표로 출전한다. 정 코치는 “지난 7월 미국에서 열린 ‘미국의 펜싱 전국체전’ 격인 서머 내셔널 대회에 출전해 하루 동안 예선과 본선 512강부터 결승까지 총 16게임을 치러 2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3형제의 막내인 최군의 가정은 넉넉한 편이 아니다. 아버지가 회사에 다니며 어렵게 생계를 꾸리고 있다. 큰형은 최근 군에서 제대해 일자리를 찾고 있고 둘째 형은 입대했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최군은 막내답게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자랐고 그 덕에 지금의 노력하는 자세를 갖췄다.

최군은 내년에 한국체육대학교에 입학한다. 체육특기자라서 등록금·수업료 등은 면제가 된다. 그런데 그 혜택이 4년 동안 유지되려면 좋은 성적을 계속 내야 한다. 최군은 키가 1m70으로 펜싱 선수 중 단신이다. 상·하체가 긴 선수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스피드와 체력이 중요하다. 최군이 훈련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절박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유다.

최군은 “대학교에 입학해 나보다 기량이 좋은 선배들로부터 많이 배워서 형들을 모두 이기고 싶다”면서 “대표팀에 뽑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최군은 “키가 작고 나이도 어리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더 열심히 훈련하면 모든 걸 해낼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