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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의 PS존] 넥센의 8회, 아쉬웠던 한현희 교체 타이밍

LG 선발 신정락은 우타자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급히 꺾여나가는 커브를 기가 막히게 잘 던진다. 신정락은 넥센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커브를 효과적으로 잘 썼는데 이날 더욱 더 돋보인 구종은 스플리터였다. 사이드암 투수인 신정락의 스플리터는 체인지업성으로 우타자 몸쪽으로 흐르듯 떨어진다.

신정락은 스플리터를 다용도를 썼다. 시속 128~130㎞ 정도를 오간 스플리터는 타자의 타이밍을 뺐는 데 일단 안성맞춤이었다. 아울러 투수가 불리한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아가는 데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예컨대 볼카운트 1-0이나 2-1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야할 때 우타자 몸쪽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치는 스플리터를 매우 효과적으로 던졌다. 신정락은 7이닝을 던지면서 투구수 96개를 기록했는데 스플리터를 26개 던졌다. 8회 시작과 함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볼넷이 없을 만큼 볼카운트 싸움을 리드해간 것도 스플리터 제구가 잘 된 덕분이었다.

넥센 선발 밴헤켄도 기대만큼 잘 던졌지만, 신정락이 압도적인 피칭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덜 빛났다.

한현희

넥센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오히려 불펜 쪽에 있었다. 넥센은 1-2로 추격한 뒤 8회초 1사 2루에서 선발 밴헤켄을 내리고 사이드암 한현희를 올렸다. 첫 타자 정성훈과의 대결부터 고전했다. 공 5개를 던지며 스트라이크를 1개밖에 던지지 못했다. 다음 타자 황목치승 타석에서 베테랑 왼손타자 이병규(9번)를 만나서는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지면서 1사 만루로 몰렸다.

투수가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할 때는 심리적인 문제가 있거나 밸런스가 무너졌을 때다. 후속 타자가 앞선 타자들보다 압박감이 심한 왼손 타자 박용택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 타이밍에서 투수 교체를 시도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한두 점 승부의 경기 종반에 접어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앞선 타자 정성훈과 승부 이후라도 바로 교체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았는데 결과적으로 박용택에 적시타를 맞으면서 투수 교체 타이밍 부분을 곱씹게 됐다. 한현희는 13구를 던지면서 스트라이크는 3개만 기록했다.

한현희에 이어 나온 우완 조상우 역시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1-3으로 스코어가 벌어진 1사 만루에서 나왔는데 아웃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하고 1-7로 리드를 내준 뒤에야 투수를 바꿨는데, 넥센이 평소 승리조를 투입하는 스코어 한계치(7회 3점차)를 고려하면 조금 늦은 감도 없지 않다. 다음 3차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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