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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안방극장 돌아온 한예슬 “피할 수 없는 악재 있었다. 그동안은 성숙해지는 시간”

“함께 모래사장을 달리는 장면을 찍었거든요. 그런데 눈빛에서 연기에 대한 절박함이 느껴졌습니다.”(주상욱)

30대 배우가 된 한예슬(32)은 방송가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시 다질 수 있을까. 일단 배우들은 그에게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다. 3년 여 만에 안방극장 복귀를 앞둔 배우 한예슬이 복귀작을 앞둔 설레고 긴장된 마음을 밝혔다.

한예슬은 30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SBS 새 주말극 <미녀의 탄생>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연출자 이창민PD를 비롯해 배우 주상욱, 정겨운, 한상진, 왕지혜, 하재숙 등 출연배우들이 함께 했다.

배우 한예슬이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신사옥에서 열린 SBS 새 주말극 ‘미녀의 탄생’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3년 여 만의 복귀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예슬은 “살다보면 어쩔 수 없는 시련이 오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 모습이 보여지는 모습이든 사적인 모습이든 피할 수 없는 악재가 있었다. 선택을 다시 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지나간 일이 아니라 앞으로의 내 행보에 집중해줄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라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는 2011년 방송된 KBS2 드라마 <스파이 명월>에 관련된 구설수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2011년 9월 종방한 이 드라마에서 한예슬은 미모의 스파이 한명월 역을 맡아 문정혁(에릭), 이진욱 등과 호흡을 맞췄지만 제작진과의 갈등으로 촬영을 거부하고 급기야 출국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였다. 이후 이에 대해 사과하고 촬영장에 복귀해 갈등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였지만 이 사건 이후 한예슬은 3년 가까이 안방극장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배우 한예슬(왼쪽)과 주상욱이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신사옥에서 열린 SBS 새 주말극 ‘미녀의 탄생’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그는 “3년 만의 복귀 결정도 오래 걸렸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전제한 후 “시놉시스를 한 번 보고 정말 좋은 작품이라서 돌아오는 결정을 했던 것 같다”고 복귀 이유를 밝혔다.

한예슬이 연기하는 사라는 원래 유도선수 출신 살림의 달인 사금란(하재숙)이었지만 남편 이강준(정겨운)의 외도를 보고 충격에 빠진 후 결국 사고까지 당해 생사를 오가는 위기에 처한다. 그는 성형외과 의사 한태희(주상욱)를 만나 전신성형을 통해 미모의 새로운 여성으로 거듭난다. 2006년 개봉됐던 김용화 감독의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줄거리를 뼈대로 삼고 이에 전신성형을 한 여주인공의 몸은 전혀 달라졌지만 ‘아줌마’의 속성은 남아있다는 새로운 설정을 추가했다.

배우 한상진이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신사옥에서 열린 SBS 새 주말극 ‘미녀의 탄생’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연출진과 출연자들은 한예슬의 과거 사건을 상기시키는 농담으로 우회적으로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했다. 연출자 이창민PD는 제작발표회 초반 여권 두 권을 흔들어 보이며 “한예슬과 주상욱의 여권을 갖고 있다. 도망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출연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상욱은 전작 <앙큼한 돌싱녀>를 했던 이민정과 한예슬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한예슬이 3년 공백을 가지면서 수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복귀하며 같이 연기를 하니 그 열정이 나에게도 보일 정도였다”며 “목숨을 걸 정도로 절실하게 연기한다. 그런 부분에서 지금은 누구도 그를 따를 수 없다”고 지지했다.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신사옥에서 열린 SBS 새 주말극 ‘미녀의 탄생’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의 연출자 이창민PD가 주연배우 주상욱과 한예슬의 여권을 들업이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극중 배경이 되는 위너그룹 기획실장 한민혁을 연기하는 한상진은 “다들 3년 전 사건을 일컬어 우려를 하는데 우리는 걱정이 없다”며 “한예슬의 눈빛을 보면 반드시 이 작품을 해내겠다는 책임감으로 가득찼다. 감독은 여권을 가져가고 우리는 보증을 서는 걸로 하겠다”며 유쾌한 방법으로 한예슬을 변호했다.

한예슬은 “드라마는 단순히 예뻐지기만 하면 모든 것을 다 이룬다고 하는 작품은 아니”라며 “한 명의 여성으로서 주인공 사금란이 얼마나 상처를 받았고, 얼마나 사랑을 받고 싶었을지 그 마음을 좀 더 집중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신사옥에서 열린 SBS 새 주말극 ‘미녀의 탄생’ 제작발표회에서 주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정겨운, 주상욱, 한예슬, 왕지혜, 하재숙, 한상진.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SBS 새 주말극 <미녀의 탄생>은 다음 달 1일 오후 9시55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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