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오세근은 ‘오세금’이었다…복귀하자마자 오리온스 新바람 저지

오세근은 ‘오세금’이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금메달을 이끌었던 오세근의 파워는 대단했다. 몸이 완전치 않았지만 그가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이 달랐다. 단 한명이 복귀했을 뿐인데 팀이 완전히 달라졌다. 오세근이 꼴찌의 반란을 이끌어냈다. 오세근이 복귀한 안양 KGC인삼공사가 무섭게 질주하던 선두 고양 오리온스의 개막 후 최다연승 도전을 막아세웠다.

인삼공사는 30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오리온스와의 홈 경기에서 오세근(16점·10리바운드)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68-59로 이겼다. 경기 전까지 1승6패로 최하위였던 인삼공사는 3연패에서 탈출하며 2승째를 챙기며 공동 9위로 올라섰다. 반면 8연승을 달리던 오리온스는 프로농구 사상 첫 개막 후 9연승에 실패했다. 사상 첫 1라운드 전승과 최단기간 전구단 상대 승리도 물거품이 됐다.

안양 KGC 오세근 | 사진 = 안양 KGC

꼴찌의 대반란, 그 중심에는 오세근이 있었다. 왜 인삼공사가 오세근의 합류를 그렇게 기다렸는지 스스로 증명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 6개월 만에 상무에서 제대하게 된 오세근은 행정적인 절차로 팀 합류가 늦었다. 마침 복귀전이 무섭게 질주하는 오리온스와의 홈경기. 여러모로 부담이 되는 경기였다. 최다 연승을 달리는 팀을 상대해야 하고, 꼴찌로 떨어진 팀을 구해야하는 절박한 상황까지 맞물렸다. 여기에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오세근은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했지만 좋지 않았던 발목이 더욱 악화됐다. 사실 20분 이상 뛰기도 힘든 상태였다.

그러나 오세근은 자존심을 걸고 출격해 24분50초를 뛰며 팀을 구해냈다. 오세근(2m)이 버틴 KGC는 골밑이 안정됐다. 오세근은 오리온스의 후배 빅맨 이승현·장재석을 번갈아 막으면서 선배의 위력을 뽐냈다. 정확한 위치 선정과 노련미를 앞세워 블록과 리바운드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수비 범위도 넓어져 외곽 수비에서도 후배들을 압도했다. 오세근이 수비에서 든든하게 지켜주자 KGC의 외곽도 살아났다. 박찬희는 역습에 이은 속공으로 강병현은 외곽포를 지원했다. 세트 오펜스에서는 오세근이 차근차근 골밑득점을 쌓았다. 슈팅 거리도 길어져 중요한 고비마다 중거리포까지 터뜨렸다.

경기 막판 오세근의 집중력은 또 빛을 발했다. 오리온스가 쫓아오던 후반 막판 잇달아 공격리바운드를 건져내며 팀을 살려냈다. 다급해진 오리온스는 4쿼터 막판 승부처에서 이현민이 과격한 파울(U2 파울)로 자유투 2구와 공격권을 내줬고, 트로이 길렌워터도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 등 자멸했다.

적장도 오세근을 칭찬했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오세근이 들어와 제공권에서 완전히 밀렸다. 수비 범위를 넓혀주는 효과를 가져와 공격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오세근은 “사실 몸상태는 60%정도지만 나도 그렇고 선수들이 모두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조기 전역의 혜택을 받았으니 앞으로 남은 농구인생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뿐”이라고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오세근은 “일단 체력을 빨리 끌어올리는게 중요하다”면서 “이제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차근차근 나가서 최소 6강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금메달의 기운을 안고 오세근이 더욱 무시무시해져서 돌아왔다. 인삼공사의 시즌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