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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의 PS존]선발투수 피칭패턴 변화가 가른 PO 3차전

넥센 왼손 선발 오재영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회부터 좌우 타자를 상대로 극명하게 다른 피칭 패턴을 보였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는 스트라이크 2개를 잡을 때까지 직구 위주로 던지다 결정구는 변화구를 썼다. 왼손 타자를 상대로는 반대로 접근했다. 변화구 위주로 스트라이크 2개를 채우고 직구를 결정구로 가져갔다.

오재영은 1회 좌우 타자에 맞춤형 피칭 패턴이 잘 먹혀들자 4회까지 패턴을 유지했고, 이날 승부의 관건이던 경기 초반을 잘 넘어갔다. 오재영은 투구수 91개 가운데 변화구 40개를 섞어던졌는데 변화구도 커브·슬라이더·포크볼 등으로 다양하게 곁들여 그 안에서 패턴 변화도 가져갔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오재영이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6회말 2사 1루 스나이더를 외야플라이로 잡고 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 목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오재영은 5회 들어서도 기존 피칭 패턴을 유지했지만, 스트라이크 잡으러 들어가는 볼이 제구가 되지 않아 볼카운트가 몰리면서 1사 만루 등으로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LG 채은성의 파울 플라이를 뒤로 물러나며 어렵게 걷어내준 1루수 박병호의 호수비 덕에 1점으로 실점을 억제하며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다.

오재영이 경기 초반 피칭 패턴의 모범 답안을 찾았다면 LG 선발 리오단은 늦게나마 답을 찾아놓고도 제대로 쓰지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다. 리오단은 1회부터 패스트볼 위주의 볼 배합을 했는데 썩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패스트볼 계열의 커터 역시 평소만큼 각이 좋지 않았다. 2회 강정호에게도 직구를 던지다 선제 홈런을 허용한 리오단은 4회 들어 변화구 위주의 볼 배합으로 로티노와 유한준을 연속으로 삼진 처리하는 등 무난하게 아웃카운트 3개를 엮어냈다. 리오단은 특히 커브 각이 상당히 좋아보였는데 그래서 4회를 보내며 넥센 타자들을 잡아갈 수 있는 길을 찾는 것 같았다.

그런데 5회 들어 악수를 두고 말았다. 4회 패턴을 버리고 다시 3회 이전으로 돌아갔다. 결과도 매우 나빴다.

리오단은 선두 타자 김민성에게 직구를 던지다 중전안타를 맞은 뒤 무사 1·2루에서 이성열에게 고집스럽게 직구 4개를 던지다 우중간으로 빠지는 결정적인 2루타를 맞고 말았다. 이성열을 상대로는 볼카운트 1-2로 리오단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고집스럽게 직구 승부를 하다 적시타를 허용했고, 그 이닝을 다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배터리는 그날 잘 먹히는 패턴을 빠르게 잡아내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오재영은 그렇게 했고, 리오단은 그렇지 못했다. 더불어 수비 도움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일깨워준 경기였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LG 신정락이 호투한 것은 든든한 수비 덕분이기도 했는데 이날 오재영 역시 결정적인 순간에 호수비로 아웃카운트를 채워준 야수들 덕에 마운드를 오래 지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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