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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 공연 예매를 둘러싼 뜻밖의 '반전'…“그랬던거야?”

지난 30일까지만 해도 돌아가는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가수 박효신의 공연 예매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야기다.

다음 달 20일로 예고된 가수 박효신의 광주 콘서트는 지난 30일 오전 인터넷 예매를 몇 시간 앞두고, 예매 절차가 돌연 연기됐다.

이에 앞서 29일에도 부산 콘서트 인터넷 예매가 예정돼있었지만, 이 역시 예매 개시 불과 2분여를 앞두고 예매 절차가 급작스럽게 중단된 바 있다.

박효신의 소속사는 당시 구체적인 추가 설명없이 “보다 더 좋은 관람 환경을 위해 부득이 연기하게 됐다”면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짤막하게 공지했다.

박효신의 팬들은 티켓 예매가 열리면 곧장 매진될 것으로 예상해 세심한 준비를 해오고 있던 중이었다. 컴퓨터에 앉아 예매 좌석을 계속해서 노리고 있던 팬들이 연신 불평과 불만을 쏟아낼 만했다. “왜 자꾸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 “일 좀 제대로 해라” “납득할 만한 구체적인 해명이라도 해라”…. 주요 티켓 예매사이트에는 갑작스럽게 변경된 절차를 두고 100개 남짓한 비난글이 달려나갔다.

31일 상황은 돌변한다.

새롭게 흘러나온 ‘공연 좌석 배치도’는 금방까지도 볼멘소리를 내던 팬들에게 뜻밖의 ‘반전’을 안긴다.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일이어서 반향은 더욱 컸다.

좌석 배치도에 반전의 비밀이 있었다. 기존 예고돼 있던 자리의 좌석 표 상당수의 등급과 가격대가 새로운 좌석 배치도에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부산 공연의 경우 ‘플로어’ 다·라 구역의 80% 가량이 기존 ‘VVIP’에서 ‘VIP’ 티켓으로 바뀌었고, 이후 무대 좌우측 구역은 VIP에서 R석으로, 뒤편 구역은 다시 R석에서 S석과, A석으로 대량 변모했다.

팬 블로그 발췌

이윽고 떠오른 광주 공연의 좌석 배치도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상당수의 좌석 티켓가가 기존 보다 하락하는 방식으로 재조정됐다.

팬 블로그 발췌

그 차이를 발견해낸 팬들과 네티즌들은 기대치 못했던 변화에 대해 크게 반색했다.

‘gpf****’라는 아이디의 팬은 티켓예사이트 ‘티켓파크’에서 “잘 팔리니까 돈 더 벌려고 좌석 늘이고, 장소 바꾸고 그런 건가 의심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ㅠㅠㅠㅠ”란 글을 31일 작성해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 ‘아***’ 역시 “잠정 연기 공지로 욕먹던 소속사, 하지만 그 이유가 오늘 밝혀졌습니다. 덕후(팬을 뜻하는 말)들의 좋은 관람 환경과 좀 그랬던 좌석 배치를 조정했더군요. 꿀이 됐네요”라고 썼다.

이번 일은 가요계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사례여서 더욱 의미 깊게 다가선다.

앞서 박효신 예매가 실시된 서울과 인천 공연은 에매 당일 곧바로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단 10분만에 2만석 전석이 팔려나갔다. 당시 순간적으로 몰린 접속건 수만 20여만건에 이르렀다.

팬층이 두터운 가수 박효신이 2년여만에 소개하는 공연인데다가, 특히 올해 ‘야생화’라는 노래가 상반기 가요계를 휩쓸면서 이번 투어의 히트는 일찌감치 예상됐던 일이기도 했다. 추세대로라면 부산, 광주 등 대다수의 지역 공연도 매진이 불보 듯 뻔한 상황이었다.

소속사 관계자는 31일 오후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말 못했던 그간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아티스트(박효신)의 요청, 그리고 회사의 생각 등을 토대로 기존 좌석 배치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런 조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가요계는 지역 공연의 경우 공연 판권을 지역 공연기획사에 넘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지역 공연 관계자들은 매진이 불가피한 공연일 경우 일반적으로 티켓 가격을 높이려는 경향이 짙다.

소속사 관계자는 “다행히 공연 주최사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논의를 한 끝에 타협점을 찾아 이렇게 좌석 배치와 가격을 재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약속된 일정을 사전에 지키지 못해 죄송하지만, 그렇다고 합당하지 못한 좌석에서 팬들이 공연을 보도록 그냥 둘 수는 없었다”고 부연했다.

흔치 않은 결정에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른다. “개념이다” “관객들 좋으라고 저런 일도 하네” 등의 댓글이 나오고 있다.

한편 반전의 부산 및 광주 콘서트의 예매 일정은 조만간 새롭게 잡힐 예정이다. 이변이 없는 예매 당일 전석 매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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