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만감 교차” 김동주, 비상구는 있는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먼 곳으로 떠나보냈던 김동주(38)가 결국 팀을 떠난다.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간 구단은 김동주를 더 이상 선수로 쓸 의사가 없었고, 김동주는 선수 생활을 고집했다. 팀내에서 찾아낼 합의점은 없었다.

두산은 20일 “김동주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산의 내년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된 김동주는 이제 어느 구단과도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 두산은 이날 만남에서 김동주에게 은퇴 뒤 코치직을 제안하며 구단 입장을 확실히 했다. 이에 김동주는 방출을 요청했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

구단과 선수 모두 벼량 끝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때문에 따뜻한 이별은 되지 못했다.

두산과 작별하기로 한 김동주.

김동주는 구단 발표 뒤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16시즌 동안 몸담았던 팀인데 기분 좋을 리 없다. 미안하고, 죄송한 부분이 많다. 만감이 교차한다”면서도 “여기서 더 뛰고 싶다면 고집을 부렸겠지만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동주는 또 “기회가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두산에서 선수로는 더 뛰고 싶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동주는 1998년 OB 입단 뒤 베어스 간판 타자로 활약하며 통산 타율 3할9리에 273홈런 1097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출전 경기수가 줄면서 2군 체류기간이 늘어났고, 올해는 1군 무대를 한 차례도 밟지 못했다.

새 둥지를 찾는 것도 당장은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10구단으로 내년 시즌 1군 무대에 오르는 KT 위즈가 가장 유력한 구단으로 거론되지만 구단과 현장 모두 신중하게 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동주 영입이 간단한 작업이 아닌 것은 그의 이름에 따라붙는 무게감 때문이기도 하다. 그를 영입하는 일은 그저 선수 하나를 얹어놓고 부활을 바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김동주가 새 유니폼을 입는다면 본인이 원하든 원치않든 그라운드 뿐 아니라 클럽하우스에서도 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각 구단 입장에서는 김동주 영입 여부를 놓고 여러 각도에서 계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주가 올 시즌 1군 무대 성적이 아예 없는 것도 일단은 각 구단을 주저하게 하는 대목이다. 김동주는 퓨처스리그에서는 4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리에 3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