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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울린 종료 1분전 ‘김선형 쇼타임’

창과 창이 맞부딪친 정면 승부가 불꽃을 튀겼다. 늦가을 코트에 펼쳐진 흥미진진한 농구 드라마는 팬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는 6624명의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분위기는 챔피언결정전 못지 않았다. 경기 내내 함성이 그치지 않았다. 빠르고 박진감있는 흐름과 선수들이 열정을 쏟아붓는 투혼이 더해진 경기 내용은 흥미 만점이었다.

2014~2015 프로농구 선두를 달리는 울산 모비스와 공동 2위 서울 SK의 대결은 소문난 잔칫상답게 풍성했다. 시종 알 수 없는 팽팽한 승부를 펼친 선두 경쟁팀의 빅뱅은 도전자의 승리였다. SK가 11연승을 달리던 모비스의 연승행진을 막아세웠다. SK는 빅 포워드 김민수(22점·7리바운드)와 가드 김선형(14점·4리바운드)의 눈부신 막판 활약을 앞세워 모비스에 77-68로 이겼다. 5연승이자 홈 6연승을 달리며 12승째(4패)를 쌓은 SK는 모비스(14승3패)와의 격차를 1.5경기로 줄이며 단독 2위가 됐다.

프로농구 서울 SK 김선형이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박구영, 송창용의 마크를 뚫고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2014.11.20 /잠실학생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도전자의 패기가 챔피언의 기세를 눌렀다. SK 문경은 감독은 경기 전 “우리 선수들은 강팀을 만나면 더 신이 난다”면서 “져도 본전이니 오히려 홀가분하다. 상대가 11연승이지만 우리도 4연승으로 사기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SK는 2년전 챔피언 결정전에서 모비스에 4연패를 당해 준우승에 그쳤고, 지난 시즌에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나 1승3패로 밀렸다.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는 모비스지만 문 감독은 부담을 떨치고 겁없이 도전하겠다고 했다.

문 감독의 말대로 SK는 도전 정신과 패기로 무장해 강하게 부딪혔다. 모비스가 강점인 팀워크와 조직력을 앞세워 도망가면 SK는 팀의 최대 장점인 장신 선수들을 내세워 리바운드와 골밑슛으로 쫓아가 대등한 흐름을 만들었다. 2쿼터 막판 김선형의 스틸에 이은 박상오의 골밑슛으로 40-38로 처음 역전한 SK는 3쿼터까지 모비스와 치열한 박빙의 시소경기를 펼쳤다. 모비스는 에이스 문태영(5점)이 2쿼터 초반 발목 부상으로 코트를 물러난 악재 속에서도 양동근(14점)과 리카르도 라틀리프(16점·9리바운드)를 앞세워 SK와 맞섰다.

승부는 막판에 갈렸다. SK가 64-66으로 뒤진 4쿼터 종료 5분20초 전 김민수의 덩크슛으로 동점을 만든 뒤 기세를 몰아갔다. 다시 김민수의 훅슛과 코트니 심스의 골밑슛이 터졌고, 종료 1분16초 전 김선형이 쐐기를 박는 3점슛을 성공시켰다. 슛을 넣고 포효한 김선형은 이어 환상적인 개인기에 의한 골밑 돌파슛으로 팬서비스까지 확실하게 마무리했다.

22점을 넣은 SK 포워드 김민수는 4경기 연속 20득점 이상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5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모비스는 1300명의 회사 직원들이 단체 응원을 펼치며 12연승을 위해 힘을 모았으나 문태영의 공백 속에 막판 SK의 기세를 넘지 못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빅맨들의 도움 수비와 리바운드가 잘 되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면서 “김민수가 최부경이 부상으로 없는 자리를 잘 메워주며 4경기째 좋은 활약을 펼쳐줬다”고 말했다.

인천 전자랜드는 고양 오리온스를 69-55로 물리치고 3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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