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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이병헌 24일 증인 출석…고개만 떨군 채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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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44)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공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24일 오후 1시30여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이병헌은 이날 자신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걸그룹 멤버 ㄱ씨와 모델 ㄴ씨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검정색 차량에서 내려 매니저와 법률 대리인, 경호원 6~7명과 동행한 이병헌은 취재진들의 포토라인에서 발길을 잠시 멈춰 세웠다.

배우 이병헌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0억 협박 사건’과 관련해 2차 공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초췌한 얼굴의 이병헌은 수 초간 고개를 꾸벅 숙인 뒤 다시 건물 안으로 총총 발걸음을 옮겼다. 많은 질문이 나왔지만 굳게 입을 다문 채 비장한 분위기 속에서 현관 안으로 들어섰다.

이날 법원 안팎에는 높은 취재 열기가 일었다. 이병헌은 5층 523호 법정으로 가기 전 건물 내에서 법조 출입기자들이 몰려들자, 4층 화장실로 일시 몸을 숨기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병헌은 15여분간 화장실에 머물다가 재판 시각에 맞춰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이날 공판 출석은 지난달 16일 진행된 첫 공판에서 검찰이 이병헌을 증인으로 채택한데서 비롯됐다. 법원은 검찰의 증인 채택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이날 출석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병헌의 출석 여부는 불투명해보였지만, 2차 공판이 11일에서 24일로 연기되면서 출석이 가능했다. 이병헌은 자신의 입장을 직접 소명하고,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분위기를 바로 잡고자 출석을 어렵게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법원 출석을 위해 이병헌은 미국 캘리포니아 관광청 홍보대사 행사를 마치고 21일 오전 극비리에 귀국했다. 그의 아내 이민정은 다른 비행편으로 22일 입국해 국내에 머물고 있다.

이날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지난달 첫 공판에서 협박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발언이 고스란히 대외로 전달되면서 다양한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증언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명예훼손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증인 심문을 비공개로 해달라”고 요청하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날 비공개 공판이 열릴 수 있었다.

30여 취재진이 법정 밖을 지킨 가운데 열린 2차 공판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2시간30여분이 지난 뒤 30여분간의 휴정이 있은 뒤 다시 재판은 속개됐다.

이날 2차 공판은 이병헌 입장 세 시간 반 가량이 지나고서야 마무리 됐다. 이병헌은 5시32분쯤 법원을 나갔다. 이병헌은 법원 입구에 몰려있던 취재진에게 “있는 그대로 성실히 답변했다.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짧게 말했다. 6~7명의 경호원을 대동한 이병헌은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ㄱ씨와 ㄴ씨는 지난 9월 이병헌에게 50억원에 이르는 돈을 내놓지 않으면 함께 촬영해놓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난 달 공판에서 기소된 2명은 “이병헌과 연인 사이였고, 경제적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해서 욱한 마음에 협박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이병헌의 소속사는 “연인 사이였던 적이 없다”고 반박해왔다.

<강수진·김연담 인턴기자 · 사진|이선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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