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LG ‘스토브리그 3연패’ 피할 수 있을까

LG는 과연 ‘스토브리그 3연패’를 피할 수 있을까.

자유계약선수(FA) 우선협상기간이 이제 이틀 남았다. 26일까지 소속 FA와 계약하지 못하는 구단은 27일부터 다른 구단들에게 협상권을 넘겨줘야 한다.

LG는 외야수 박용택(35)과 한 차례 정식 면담을 가졌다. 소속 선수이기에 이미 몇 차례 의견 교환은 있었고 본격 협상이 시작된 뒤로는 21일 한 차례 백순길 단장이 박용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1차 면담에서 양측은 상당히 큰 의견 차를 보였다. 우선협상기간이 끝나기 전 최소 한 번은 더 만나겠지만 그 사이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연봉 협상을 제외하고 해마다 스토브리그의 큰 이슈는 세 가지다. 코칭스태프 이동과 외국인 선수 계약, 그리고 FA와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한 선수 이동이다. LG는 10월말 플레이오프를 마친 뒤 사실상 스토브리그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무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을 마치자마자 메인 타격코치와 외야수비코치를 예상밖에 떠나보낸 LG는 “외국인 선수를 보기 위해 나가 있는 양상문 감독이 귀국한 뒤 영입이 모두 완료되면 일괄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팀은 속속 코치를 영입해 이미 빈자리를 거의 메웠지만 LG는 24일까지도 새 코칭스태프를 확정하지 않았다.

가장 공들인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실패했다. LG는 지난해까지 함께한 강속구 투수 레다메스 리즈를 영입하기 위해 애썼다. 양 감독이 플레이오프를 마치자마자 직접 도미니카공화국까지 날아가 보름을 보냈다. 그러나 빈손으로 돌아왔고 리즈는 즉시 미국 피츠버그와 계약했다. LG는 리즈와 틀어진 뒤 “곧바로 다른 선수와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코치도, 외국인 선수도 결국 누군가를 영입하겠지만 원래 구상했던 인물로 채우지 못한 점에서 ‘성공’은 하지 못했다. 이제 가장 큰 관문, 박용택과 FA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다.

올해 타율 3할4푼3리를 기록하며 6년 연속 3할 타율을 친 박용택은 2002년부터 13년 동안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 관계가 좀 특별하다. 단순한 성적 혹은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이름만으로 계산하기 어렵다. LG가 꼴찌 근처만 맴돌던 10년 사이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지만 꾸준히 LG를 지킨 박용택은 야구 못할 때 팬들로부터 몸소 청문회를 당했고 암흑기를 끝내면서는 유광점퍼를 대유행시켰다. 팬들과 애정과 미움의 긴 역사를 쌓아온 선수가 이적한다면, 팬을 가장 중요한 고객으로 계산해야 하는 프로야구단으로서는 전력보다 훨씬 큰 가치를 잃을 수 있다.

LG도 이 사실을 잘 알기에 ‘내부 FA 붙잡기’가 트렌드인 이번 FA시장을 앞두고 “우리도 내부 FA부터 잡는다”고 강조했다.

코치도, 외국인선수도 놓친 LG는 과연 스토브리그 3대 과제 중 마지막을 성공할 수 있을까.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