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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 베팅한 롯데, 장원준의 답은 없었다

끝내 전화벨은 울리지 않았다.

롯데는 25일 장원준(29)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원하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자유계약선수(FA)의 원 소속구단 협상 기간은 26일까지다. 하지만 롯데 자체적으로는 최후 베팅을 장원준에게 이미 던진 상태다.

장원준과 이윤원 단장은 지난 24일 오후에 만났다. 둘은 40~5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만남 분위기 자체는 썩 나쁘지 않았다.

이 단장은 구단이 만든 안을 장원준에게 제시했다. 지난 21일 첫 만남 이후 구단 내부 회의에서 만든 제시안이었다.

장원준. 스포츠경향DB

롯데는 장원준이 시장에 나가면 노릴 팀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몇몇 팀이 장원준이 시장에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선 롯데는 장원준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로 했다. 구단이 제시한 금액은 지난해 FA 최고 투수액을 기록한 장원삼(삼성)의 4년·60억을 넘겼다. 구단으로서는 장원준을 최고의 투수로 대접한 것이다.

그리고 앞서 첫 만남에서 언급했던 진정성을 장원준에게 보여줬다. 이 단장은 타 팀에서 더 제시할 수 있는 금액을 상쇄하는 대우를 해주겠다고 했다.

또한 롯데에 계속 몸 담고 있을 때의 장점을 강조했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FA 자격을 한 차례 더 얻을 수 있다는 점, 지도자 생활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점들을 장원준에게 설명했다. 또한 구단 마케팅 측면에서도 장원준에 대한 대우를 확실히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구단의 설명을 들은 장원준은 “구단의 뜻은 알겠다”며 다음날 구단 측에 연락을 주기로 했다.

롯데는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 단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말했다. 롯데의 최후 베팅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장원준에게 달렸다.

그러나 롯데의 적극적인 구애는 장원준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원준은 롯데와 결별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타격이 크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롯데는 구단 내부의 갈등에 시달렸다. 선수단과 프런트의 갈등이 외부로 표출됐고 이로 인해 수뇌부가 모두 바뀌기까지 했다. 이번 일로 팬심도 돌아섰다.

롯데 입장에서는 장원준을 반드시 잡아 비시즌 동안 추락한 이미지를 다시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스타를 놓치면서 인색하다는 이미지만 강해지게 됐다.

전력 면에서도 손실이 크다. 장원준은 롯데에서 5시즌 연속 두자릿 수 승수를 기록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토종 선발 투수진의 부족을 겪었던 롯데는 에이스 투수까지 놓쳤다. 내부에서는 장원준을 대체할 투수도 없다.

장원준은 한때 일본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현재는 국내에 남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원준이 시장으로 나간다면 어느 팀이든 빨리 계약을 성사하기 위해 애쓸 것이다.

롯데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답을 받지 못했지만 원 소속구단 협상일이 26일 하루 더 남아 있다. 장원준이 극적으로 마음을 돌려 롯데에 남을 수 있까. 가능성은 희박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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