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3년 재계약' 염경엽, 성공시대를 열다

타율 1할9푼5리 5홈런 110타점 83도루. 이는 염경엽 넥센 감독의 현역 시절 통산 기록이다.

염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그리 빛을 보지 못했다. 역할도 대주자 아니면 대수비였다. 이런 염 감독이 2013년 넥센 사령탑에 선임되자 일부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그런 예상들을 비웃듯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재계약에 성공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염 감독은 26일 목동구장에서 넥센과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3억5000만원, 연봉 3억5000만원 등 총액 14억원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잔여 계약이 1년 남아있었지만 없어지고 새롭게 체결된 계약이다. 이로써 염 감독은 2017년까지 넥센 지휘봉을 잡게 됐다.

2012년 시즌 후 계약할 때 조건이 3년 총액 8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이었으니 총액으로 무려 6억원이 뛰어 올랐다. 현역 감독들 중 염 감독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감독은 류중일 삼성 감독, 김성근 한화 감독(이상 5억원), 조범현 KT 감독, 김경문 NC 감독(이상 4억원) 뿐이다.

염 감독이 감독으로 부임한 후 신경을 쓴 부분 중 하나는 선수들의 체력을 시즌 내내 떨어뜨리지 않고 유지시키는 것이었다. 이에 염 감독은 “경기하는 3시간만 집중을 하자”고 강조하면서 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을 코치들과 상의해 적절하게 조절해줬다. 경기가 열리지 않는 월요일에 훈련을 안하고 휴식을 취하는 유일한 팀이 바로 넥센이다. 염 감독의 선택은 넥센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옳았음이 입증됐다.

여기에 염 감독은 자신의 장점이기도 한 디테일한 야구를 넥센에 접목시키려고 노력했다. 사소한 주루플레이부터 수비 포메이션까지 하나하나 신경을 썼다. 넥센이 올 시즌 최소실책팀이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염 감독이 팀을 맡은 이후 넥센은 단숨에 4강에 올라섰다. 2013년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한 끝에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두산에 2경기를 먼저 이기고도 내리 3경기를 내줘 아쉽게 탈락했다. 그리고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마운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지만 끝내 극복하고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에서 LG를 꺾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과 매경기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2승 4패로 분패하며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기자회견 도중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잠시 밖으로 나가 진정을 시킨 다음 들어와 넥센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염원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실패했지만, 재계약에 성공하며 염 감독은 자신의 진가를 인정받는데 성공했다. 넥센 감독으로 있던 2년 동안 창단 첫 포스트시즌과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낸 염 감독이 내년 시즌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