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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호, KT행…다시 조범현 감독 품으로

‘스나이퍼’ 장성호(37)가 제10구단 KT 유니폼을 입는다. 조범현 감독의 품으로 돌아가 새롭게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장성호는 최근 KT 구단 관계자를 만나 입단에 합의했다. 내년 1군리그 데뷔를 위해 본격적인 ‘실전용’ 선수단 구성에 들어간 KT는 장성호가 롯데의 2015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자유의 몸이 되자 즉시 연락을 취해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KT 구단 관계자는 26일 “장성호를 영입하기로 했다. 일단 특별지명 절차를 마친 뒤 계약할 것”이라며 “풀타임 출전은 못하더라도 충분히 주전 경쟁력이 있는 선수로 판단하고 있다. 더불어 장성호의 타격 기술이라면 베테랑이 필요한 우리 팀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영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KIA의 프랜차이즈 출신인 장성호는 두 차례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를 거쳐 롯데에서 뛰었다. 최근 방출돼 선수 생활 기로에 놓였지만 야구 인생 4번째 팀인 KT에서 새 출발하게 됐다.

무엇보다 조범현 감독과 ‘재회’, 그리고 ‘화해’에 큰 의미가 있다.

충암고 선후배인 조 감독과 장성호는 2007년 10월 조 감독이 KIA 사령탑으로 취임하면서 감독과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좋게 헤어지지 못했다.

사상 최초 10년 연속 3할에 도전한 2007년, 최희섭이 입단하면서 장성호는 1루를 내주고 외야수로 전향했다. 그러나 타율 2할8푼1리를 기록하며 ‘3할 기록’을 마감했고 이후 잔부상도 겪었다.

조 감독은 새로 KIA를 맡아 점진적인 리빌딩 과제를 받아든 상태였다. 2008년부터 신인 나지완과 장성호를 번갈아 기용했고, 출전 기회가 줄어든 장성호는 2009년 KIA가 우승한 뒤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조 감독과 함께한 두 시즌을 통해 출전 기회를 점점 잃었다고 판단한 장성호는 협상 과정에서 구단으로부터도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하고 1년 계약하자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2010년 6월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장성호는 상한 마음을 안고 조 감독과 이별했다.

이제 5년 만에 다시 한 팀에서 손을 잡는다.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KIA 지휘봉을 놓은 조 감독은 지난해 KT 창단과 함께 초대 사령탑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장성호는 2012년 시즌을 마친 뒤 롯데로 다시 트레이드돼 두 시즌을 보냈다. 그 사이 장성호도 많은 것을 느꼈다.

KT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예행연습을 치렀고 롯데의 장성호는 올해를 거의 2군에서 보냈다. 장성호는 퓨처스리그에서 오랜만에 만난 조 감독을 찾아가 인사했고 조 감독도 장성호를 격려했다. 그리고 올 시즌 2군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꾸준히 지켜봤다.

KT가 내년 1군 진입을 준비하는 지금, 마침 장성호가 롯데에서 방출됐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꾸려진 신생팀에 반드시 필요한 베테랑을 찾고 있던 조 감독은 이 소식에 가장 먼저 장성호에게 손을 내밀었다. 장성호 역시 그 손을 잡았다. 조 감독의 품으로 돌아가 야구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 모를 도전을 또 한 번 시작한다.

KT는 29일 마감되는 특별지명을 앞두고 있다. 이 절차가 끝나면 장성호와 정식으로 계약서에 사인하고 입단을 진행한다. 제주도에서 마무리훈련 중인 조 감독이 30일 서울로 돌아온 이후 두 사람의 만남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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